[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종교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주도의 국가개조 작업에 종교계가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국가적 재난으로 모든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는 무엇보다도 종교계의 지도자 여러분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또 용기를 주시는 말씀, 위로가 가장 소중한 힘이고 위로가 되지 않을까(한다)"라며 "이번에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는 데 모두 힘을 모으자고 잘 이끌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재난대응시스템도 바로 제대로 만들어야 될 뿐만 아니라 또 오랫동안 쌓여온 잘못된 관행들, 그런 무책임과 비리 이런 것이 뿌리가 깊어서 이번 기회에 바로잡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며 "우리가 새로운 나라로 잘못된 것을 드러내고 부정 없는 나라로 나가자 하는 데에 좋은 말씀을 많이 해서 이제는 새롭게 깨끗한 나라로 가자 하는 쪽으로 많이 이끌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형식을 갖춘 대국민사과를 하지 않는 이유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고의 단계별로 책임자들이 무책임하고 비리에 눈 감고 재물을 더 탐내고 그런 게 있지 않느냐"며 "이번에 전부 규명을 해서 우리 사회가 썩은 부분, 잘못 가고 있는 것, 이것을 앞으로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재난대응시스템도 구축하고, 그렇게 하려니까 선뜻 먼저 국민께 나서서 (사과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사과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감소되고 해서, 그런 규명하는 것을 100%는 안 되더라도 그래도 우리 사회가 지금 이렇다. 이것을 이렇게 하려고 하고 하는 대안을 가지고 다시 대국민 사과도 드리고, 대안도 말씀을 드리고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지금 그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저도 부모님을 다 흉탄에 잃어서 가족을 잃은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통감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저 가족들 심정이 어떨까 하는 것을 저도 그때 생각을 많이 하면서 어떻게 위로를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저 아픔은 어떤 말로도 견디기가 힘들다. 저도 사실은 참 어떤 희망과 삶을 다 포기할 정도의 아주 바닥까지도 내려갔었는데 저 가족들도 그렇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장 돈관 스님,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등 10명이 참석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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