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새 역사를 썼다.
호날두는 30일(한국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 2차전에서 두 골을 넣어 4-0 승리에 기여했다.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골 주인공도 바뀌었다. 열 경기에서 16골을 넣은 호날두는 2011-2012시즌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가 세운 14골을 뛰어넘었다.
호날두는 2-0으로 앞선 전반 34분 가레스 베일(25)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밀어준 패스를 오른발로 차 넣어 팀에 세 번째 골을 안겼다. 열다섯 골로 신기록을 세운 그는 양 손바닥을 앞으로 내민 뒤 오른손을 좌우로 흔드는 세리머니로 숫자 15를 표시하며 환하게 웃었다. 후반 44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쐐기 골로 연결했다. 낮고 빠른 슈팅이 수비수 다리 사이를 지나 골문 구석을 통과하자 뮌헨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8)도 체념한 표정으로 허공만 바라봤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호날두에게 평점 8점을 줬다. 헤딩 연속골로 기선을 제압한 세르히오 라모스(28·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조별리그부터 호날두의 득점행진은 심상치 않았다. 지난해 9월 18일 갈라타사라이(터키)와의 1차전(6-1 승)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다섯 경기에서 아홉 골을 넣으며 뤼트 판 니스텔로이(38·2005년), 필리포 인자기(41), 에르난 크레스포(39·이상 2003년)의 종전 기록(8골)을 갈아치웠다. 호날두는 통산 기록에서도 102경기 66골로 라울 곤살레스(37·알 사드·71골), 메시(67골)와의 격차를 좁혔다. 지난해 12골을 넘어 2년 연속 득점왕까지 예약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4일 홈 1차전 승리(1-0)와 함께 최종 합계 5-0으로 전년도 우승 팀 뮌헨을 무너뜨렸다. 원정에서 뮌헨을 상대로 11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1976년 4월 17일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 챔피언스 클럽컵' 준결승에서 0-2로 패한 뒤 역대 열 차례 뮌헨 원정에서 1무9패로 부진했다.
2001-2002시즌 우승 이후 12년 만에 결승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는 다음달 1일 열리는 첼시(잉글랜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경기의 승자와 우승트로피 '빅 이어(Big Ear)'를 놓고 격돌한다. 유럽 최다인 통산 열 번째 우승이 목표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4강전이 끝난 뒤 '라 데시마(La Desima-챔피언스리그 통산 10회 우승)'가 적힌 티셔츠를 손에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우승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결승전은 다음달 25일 호날두의 고국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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