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타깃으로 제품 디자인
-생활패턴 반영, 성향 따라 고를 수 있도록 3가지 색상 출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나홀로족을 위한 최고의 가전 패키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LG전자의 '꼬망스 컬렉션'을 두고 하는 말이다. '꼬망스 컬렉션'이란, 1인 가구 고객 등을 타깃으로 LG전자가 이달 내놓은 프리미엄 소형가전 컬렉션이다. 출시되자마자 혼자 사는 고객, 세컨드 가전을 원하는 중장년층으로부터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근처에 위치한 LG베스트샵 강남 본점에서 꼬망스 컬렉션 디자이너들을 만났다. 정욱준 수석연구원과 박소진 선임연구원, 김재영 선임연구원은 이 제품을 탄생시킨 LG전자 소속 디자이너들이다.
지난해 가을, LG전자 디자인연구소에는 7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팀이 차려졌다. '1인 가구에 적합한 프리미엄 소형 가전 패키지를 디자인하라'는 특명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디자인연구소 내 각 분야에서 일하던 디자이너 5명과 리서치전문가, 유저인터페이스(UI) 전문가 7명은 그날부터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머리를 맞댔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고객 연구였다. 1인가구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구조사를 시작했다. 어떤 아이템들을 어떤 규모로 디자인 할 것인지, 타깃층 고객들이 선호하는 색깔은 무엇인지 등이 주요 고려 대상이었다.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전자레인지, 정수기……. 낱개로 파는 제품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 얼핏 생각하면 어려운 일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각각 다른 성질의 가전제품을 묶고, 통일성을 준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정욱준 수석연구원은 "세탁기나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제품별로 어울리는 색상이 달랐다"며 "성격이 다른 제품들을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는 색상과 디자인을 고른다는게 상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냉장고의 경우 면적이 크고 고정돼 있는 제품이고, 청소기는 작지만 이동성이 있는 제품이라 전혀 다른데 같은 색상을 적용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
통일성을 주기 위해 연구원들은 모형 가전도 수없이 만들었다. 디자인연구소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이런 노력 끝에 제품의 색상도 아이보리, 레드, 브라운 등 7가지 후보군에서 럭셔리 라임, 럭셔리 샤인, 럭셔리 화이트 등 3가지 색상으로 압축할 수 있었다.
정 수석연구원은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를 봐도, 같은 싱글이지만 노홍철씨에게는 라임, 김광규씨에게는 실버 등의 가전이 어울릴 것 같다"며 "1인가구라도 고객 성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컬러를 세가지로 정했다"고 전했다.
박소진 선임연구원은 "디자인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단순히 예쁜 색상보다는 오랜 시간동안 질리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원하는 의견이 많아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외형 디자인 뿐 아니라, 가전제품 내부도 1인 가구의 생활을 충분히 반영했다.
꼬망스 냉장고를 디자인한 김재영 선임연구원은 "냉장고 내부를 보면 생수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넓다"며 "싱글족들이 음식보다는 물, 음료 등을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소형 가전 패키지를 처음으로 내놓은 LG전자, 이번 제품의 반응에 따라 LG전자는 향후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도 계속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인 가구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한 때 가전시장에서 빨강, 꽃무늬 등이 유행했던 것처럼 가전의 트렌드는 계속 바뀐다"며 "파격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이번 제품이 인정받으면, 새로운 버전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