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지난 2008년 법정관리 중이던 ㈜세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담보도 없이 금융기관들에게 특혜성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과 관련이 있는 신생회사 ㈜새무리는 당시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에서 담보도 없이 223억원의 거액을 대출받아 세모그룹의 모체인 ㈜세모를 인수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새무리는 2008년 1월 ㈜다판다, 문진미디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모의 지분 80%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보유해 회사를 인수했다. ㈜다판다와 문진미디어는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 또는 경영하는 회사다.
㈜세모는 법정관리를 종결하기 위해 2007년 8월 새무리컨소시엄과 337억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위한 투자계약'을 맺었다. ㈜세모는 "컨소시엄의 투자금으로 정리담보 및 정리채권 대부분을 갚아 2008년 2월 말 법정관리가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새무리의 2008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세모 인수를 위해 2007년 기업은행에서 95억원, 농협중앙회에서 128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렸다.
회사의 규모에 비해 대출액이 클 뿐 아니라 대출시점으로 보면 앞으로 보유하게 될 ㈜세모의 주식 외엔 담보로 제공할 만한 유형자산이 없었다. 당시 이 회사가 보유한 유형자산은 21억원 상당의 집기 비품이 전부였다.
㈜새무리는 초기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건강식품 유통업체다. 새무리의 주주 황모씨 등 개인 주주 8명은 유 전 회장과 관련된 인물로 추측된다. 임직원 수가 2008년 말 기준으로 4명에 불과하고 평균 급여는 1050만원에 그쳤다. 이 해의 매출액은 2억원이 채 되지 않고 약 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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