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청해진해운 등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은행권과 신용협동조합 등에서 거액의 돈을 빌려 차입금 의존도가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청해진해운 등 세모그룹 11개 계열사의 차입금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2033억원으로 전년보다 12.1% 늘었다. 차입금 의존도는 61.4%로 전년보다 4.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안전 수준이라 여기는 30%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금융권에서는 대출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해진해운 계열사들은 정책 금융기관들에서 큰 규모의 돈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청해진해운 등 11개사가 금융권에서 빌린 차입금 2033억원 중 은행권에서 빌린 돈은 1640억원으로 전체의 80%에 달한다. 이 중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서 받은 차입금은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은행(312억원), 경남은행(307억원), 하나은행(63억원), 신한은행(33억원) 등 순으로 많았다. 국민은행(13억원), 외환은행(10억원), 대구은행(7억원), 전북은행(4억원) 등도 청해진해운 관련회사들에 돈을 빌려줬다.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은 또 다수의 신용협동조합을 통해 자금을 여러 차례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1개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7개의 신협조합에서 차입금을 끌어왔다. 한평신협(15억원)과 세모신협(14억원), 인평신협(14억원) 등이다.
11개 계열사 중 가장 차입금이 많은 곳은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다. 천해지는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에서 723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전년 대비 26% 늘어난 규모다. 단기차입이 486억8600만원으로 장기차입금(236억2300만원)의 2배다.
트라이곤코리아의 차입금은 30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청해진해운은 단기 95억원, 장기 112억원 등 모두 207억원의 차입금을 끌어왔다. 문진미디어는 총 169억원의 차입금을, 다판다는 단기 차입금만 1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온지구(86억원), 노른자쇼핑(76억원), 아해(15억원), 아이원아이홀딩스(5억원) 등의 순으로 차입금이 많았다.
이들 관계사 상당수는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원아이홀딩스와 아해를 제외한 9곳의 차입금 의존도는 70%를 넘어섰다. 특히 트라이곤코리아의 차입금 의존도는 97.1%에 달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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