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금융ㆍ비즈니스ㆍ법률 분야 등 연봉이 높은 직종일수록 남녀 임금 격차가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에 저임금이거나 대체 인력 투입이 쉬운 분야는 남녀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하버드대학교의 노동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의 연구 결과 직업별로 남녀 임금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장시간 노동, 밤샘 근무가 적잖은 금융ㆍ비즈니스ㆍ법률 분야에서의 남녀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금융이다. 이 분야에서는 같은 직종에 근무하더라도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6%에 불과했다. 대표적인 전문직인 내과ㆍ외과 의사의 경우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1%에 머물렀다.
남성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여성의 경우 치과의사는 74, 회계사는 76, 변호사ㆍ판사는 82에 그쳤다. 이들처럼 남녀 임금 격차가 큰 분야의 경우에도 단위 노동시간당임금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시간외 수당 또는 성과급이 남녀 격차를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또는 고용주 측에서 장시간 노동 또는 시간외 노동을 한 사람에게 통상의 급여보다 많은 수당 또는 성과급을 지급한데 따른 것이다.
이들 직종의 경우 주로 남성들이 시간외ㆍ장시간 노동을 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육아 또는 가사 부담 등으로 시간외ㆍ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반면에 상품 판촉원, 치과위생사 등의 직종은 남녀 임금 격차가 없었다. 이들 직종은 장시간ㆍ시간외 노동 수요가 거의 없었다. 저임금 분야일수록 대체인력이 풍부해 성과급이나 시간외 수당을 줘야 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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