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페르난도 토레스(30·첼시)는 외로웠다.
토레스는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 선발로 나와 끝까지 뛰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고, 팀은 0-0으로 비겼다.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51)은 경기 전 "토레스를 선발로 내세울지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그는 절대 숨어있지 않을 것"이라며 출전시킬 뜻을 내비쳤다. 선택은 선발 출장이었다. 무릎 부상으로 빠진 간판 공격수 사무엘 에투(33)를 대신했다.
토레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 등 주요 경기에 서른여섯 차례 출전했다. 이 가운데 90분을 뛴 건 여덟 경기에 그쳤다. 반면 풀타임 경기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7골 2도움을 올렸다. 해결사로서 임무가 막중했다.
감회도 남다른 경기였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아틀레티코에서 뛴 토레스는 7년 만에 고향 팀 경기장을 다시 찾았다. 정규리그 214경기에서 82골을 넣으며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장소다. 자신을 아끼는 팬들 앞에서 적으로 뛰는 심경은 복잡했을 것이다. 표정은 결연했고 의욕도 넘쳤다. 그러나 첼시가 택한 '질식 수비' 전술이 그를 고립시켰다.
첼시는 원정에서 실점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했다. 토레스를 활용한 역습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수비 진영에 포진했다. 미드필더 자원인 윌리안(26)과 나시멘토 하미레스(27)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2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토레스는 개인기로 돌파구를 찾았으나 혼자서는 버거웠다. 슈팅은 유일했고,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13분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상대 수비 네 명을 따돌리고 오른발로 강하게 찬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43분에는 드리블 돌파로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었으나 다비드 루이스(27)의 슈팅마저 골대를 넘어갔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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