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GDP대비 시가총액비율이 100%를 넘으면 긴장해야 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말이다. 자본시장의 규모(시가총액)가 국내총생산(GDP)을 웃돌면, 증시가 과열됐다는 징조다. 실제로 미국 증시가 고점을 찍었던 2000년과 2007년에 이 지표는 각각 183%, 135%까지 치솟았다. 시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폭락했다. 2000년에는 버블붕괴, 2008년에는 금융위기가 왔다.
이처럼 명목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주식시장의 고평가 혹은 저평가 여부를 잴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반대로 이 지표가 낮으면 자본시장이 실물 경제에 후행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저평가가 심하다는 것이다. 중국이 그 예다.
20일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중국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의 2013년 명목 GDP 대비 상해종합지수의 시가총액 비율은 27.7%에 불과하다. 미국(S&P500 83.5%)과 한국 (코스피 87.5%)에 비해 현저히 낮다.
곽 애널리스트는 특히 이 지표가 구매력 평가(PPP) 기준 1인당 GDP 수준이 3만 달러에 이를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데 주목했다. 중국의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GDP가 9844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3만 달러에 올라설 것으로 보이는 2030년까지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한국 역시 PPP 기준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첫 돌파했던 2011년까지 GDP 대비 시가총액비율은 우상향곡선을 그려왔다. 1998년 14.27% 수준이던 것이 5년 후인 2003년 35.29%에 이르렀고 2005년 56%, 2006년 56.1%, 2007년 74%까지 오르다 2012년엔 87.68%로 올라섰다.
이에 비해 중국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2005년 13.87%, 2006년 14.46%로 10% 수준에 머물다가 2007년(49.14%)과 2008년(59.23%) 증시 버블로 높게 뛴 적이 있었지만 다시 주가가 폭락하면서 2009년 40.89%로 내렸고 2010년 44.3%로 올라가는 듯 하다가 2011년 39.66%, 2012년 29.74%로 내려앉았다.
곽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의 성숙도와 더불어 시가총액이 커지겠지만 중국 대기업들의 상장이 대부분 마무리 됐기 때문에, 1인당 GDP 3만 달러가 될 때까지의 시가총액 비율 상승은 기업공개(IPO)가 아닌 지수 상승을 의미 한다. 중국 증시는 대세상승의 초입에 이른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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