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KT가 국내 민간기업 해외채권 발행 사상 최대 규모인 10억달러(약 1조420억원) 발행을 확정하며 자금조달에 숨통을 텄다. 자회사 KT ENS의 사기대출 연루 등 악재로 국내 조달 통로가 좁아졌던 KT 입장에서는 단비같은 소식이다.
KT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부터 15일 새벽까지 진행된 입찰 결과 해외채권 10억달러 발행이 확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국내 민간기업 해외채권 발행 사상 최대 규모다.
KT는 "해외시장에서 KT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두텁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입찰에 참여한 금액이 총 163개 기관으로부터 무려 4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투자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외채권의 발행금액은 3년 만기 6억5000만 달러, 5년 만기 3억5000만달러다. 만기별 발행금리는 3년 만기 채권의 경우 3년 미국 국채수익률에 10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를 가산한 금리이며, 5년 만기 채권의 경우 5년 미국 국채수익률에 110bp를 가산한 금리이다.
해외채권 발행 예정 일자는 22일(미국시간)이며, KT는 이번 해외채권을 6월 만기 해외채권 6억 달러, 만기 도래 회사채 차환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번 해외채권 발행은 차입금 만기구조를 개선할 것이며 이는 신용도에 긍정적이고, 단말기보조금 규제 강화 및 명예퇴직과 같은 비용감축 노력으로 KT의 세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이 향후 1~2년간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KT 새 경영진이 인건비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효율을 개선시키고, KT의 중장기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KT는 KT ENS와 금융권 간 책임 논란의 불똥이 튀면서 회사채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고 다른 계열사까지 기업가치 하향 조짐이 확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신평사 무디스는 지난 2월 KT 회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로 내렸고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S&P와 피치가 신용등급을 각각 A-로 낮추기도 했다.
여기에 대규모 명예퇴직 시행까지 나서면서 약 1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금융시장에서는 KT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대두됐다. KT는 자금 관련 인력 대부분을 동원해 해외투자자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해 왔고, 이번 해외채권 발행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음에 따라 부담을 덜게 됐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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