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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 없지만 이재오 한 마디에 黨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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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지난 주 국회에서는 초선의원이 5선의원을 상대로 분노를 표출한 사건이 화제였다. 초선인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이 회의석상에서 이재오 의원을 상대로 "도대체 어느 당의 중진 의원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당 중진에 대한 초선 의원의 비판이었다는 점은 물론 발언이 당 공식 회의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며 파격적이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재오 의원의 SNS정치가 관심이다. 사안에 대한 개인의 생각을 적는 것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지만 문제는 본인이 속한 여당을 상대로 쓴소리를 내뱉거나 야당 의원을 돕는 식의 멘트를 날리는 게 여당 내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권 핵심 실세이자 여당 중진의원이라는 무게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가 여당에 직격탄을 날리는 멘트를 SNS에 남기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부터다. 이 의원은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여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달 14일에는 친박 주류를 향해 "거 참, 무슨 놈의 당이 1년 내내 '예 예' 소리만 하나? 365일 중에 하루라도 '통촉하소서'라고 해야지. 거참 꼬락서니가 말이 아니네"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8일에는 기초선거 공천 폐지 논란에 대해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직전 '저와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약속을 중시하는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6ㆍ4 지방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기싸움이 한창인 9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지사에 도전한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만든 '콩나물 펀드'에 한 구좌 들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그가 후보가 되느냐 도지사가 되느냐는 저의 관심이 아니다"고 했지만 글 말미에 "그가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지지 발언이란 오해도 일으켰다. 게다가 이 글은 홍 의원의 공개 비판이 있은 뒤 올려 홍 의원 발언에 대한 반응이란 해석도 달렸다.


이외에도 "그 참 딱하다. 1년이 넘도록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다보니 이제 서로 눈만 보고 말이 없네. 그게 지금 당일세, 모든 게 제멋대로니까. 그만하자 이러다가 이 목욕탕마저 없애면 우짜노" 등 박 대통령과 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 멘트를 지속적으로 날렸다.


이 의원의 돌출발언은 그의 성격과 처한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평소 소신이 강한데다 당내 주류인 친박 진영과 거리가 멀어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가 가진 정치인으로서의 영향력과 전무한 당내 계파도 한 몫 했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박근혜 대통령도 이명박 정부 때 '세종시 수정 논란' 등 소신 발언을 했는데 그게 해당행위였냐, 박 대통령도 소신을 말한 것"이라면서 "세력이 많으면 소신이고 세력이 없으면 소신이 아닌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의 SNS정치는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논란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이 의원의 메시지 정치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지개를 켜고 있는 비주류 의원들의 세력화에 촉매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박진영의 대응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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