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 재추대.김영남·박봉주 유임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은 9일 열린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재추대하고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를 유임시켰다. 이 같은 회의 결과는 북한이 체제의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것이며 선군정치와 핵·경제 병진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최고인민회의는 기존 인물을 대부분 유임시켰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기구인 국방위원회의 제 1위원장으로 김정은을 재 추대했다. 그리고 부위원장에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새롭게 선출했으며 외무상에는 리수용 전 스위스 대사를 임명했다. 경공업성은 폐지했으나 다른 상(한국의 장관에 해당) 들은 대부분 유임시켰다.
김정은 시대 군부의 기둥인 최룡해는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라 군·당·정 3대 핵심 권력기관의 요직을 차지해 명실상부한 2인자가 됐다.
국방위 부위원장에는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최부일 인민보안부장,조춘룡 대의원 등 김정은 시대 신군부 세력을 충원했다. 조춘룡은 군수경제를 책임진 제2 경제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기존 국방위 부위원장 중 장성택은 처형당했고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은 탈락했다. 또 2010년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인물인 김격식 대장과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백세봉 제 2경제위원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은 국방위에서 탈락했다.
이런 인선결과는 북한이 선군 정치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대내외에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고인민회의에서 승인한 2014년도 국방예산 비중이 전체 예산의 15.9%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고령과 실정으로 각각 교체설이나 해임설이 나돈 김영남과 박봉주 총리가 유임된 것도 김정은 정권이 체제안정을 선택해 기존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이뤄진 인사와 조직개편은 안정성과 정책의 지속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당장 정책에서 큰 폭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도부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은 장성택 처형 이후 주요 기구 인선이 완료됐음을 의미한다”면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꾀하고 핵경제 병진노선을 지속하려는 뜻을 대내외에 알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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