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금융당국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후속 조치를 위해 카드사에 최대 1000억원대의 기금을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이 자금은 기존 마그네틱(MS) 방식 카드 판매시점관리(POS)단말기를 집적회로(IC) 카드용 POS단말기로 전환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오후 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우리카드, 현대카드, 비씨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 대표들을 불러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회의는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이 직접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감원은 IC카드용 단말기 보급을 위해 전환 기금을 조속히 조성하고 연내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IC카드 전환율은 90%가 넘지만 이를 지원하는 POS단말기는 절반이 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에서는 단말기 전환을 위해 드는 비용을 약 17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금 조성과 집행 방식은 카드업계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방안으로 논의하되 결론은 조속히 내도록 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신금융협회를 주축으로 현재 가동 중인 태스크포스(TF)팀의 실무 절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카드사 사장은 "개인정보보호를 제대로 못한 책임이 카드사에도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의중을 반영해 기금을 빨리 만들자는데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POS가맹점에 대한 정보 보안 관리와 결제대행업체 밴(VAN)사에 대한 감독도 강화할 것으로 참석자들에 주문했다.
이외에 금감원은 카드 불법 모집이 카드업 건전화를 위해 반드시 근절돼야 하며 '윈도XP' 라이선스 만료에 따른 POS단말기 보안 문제에 대해서도 카드사 사장들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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