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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낙관 늘었는데… '그건 다 남 얘기'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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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경기를 낙관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정작 본인 살림살이는 더 나빠졌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객관적인 경기 상황은 호전되고 있지만, 그건 다 남의 집 얘기라는 의미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는 소비자들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8로 전월과 같았지만, 항목별 지수의 등락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이달 소비자들의 경기 판단은 호전됐다. 현재경기판단CSI와 향후경기전망CSI는 각각 88과 102로 전월보다 3포인트씩 상승했다. 현재와 반년 뒤 경기 상황을 모두 낙관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96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금리수준전망CSI도 103으로 1포인트 상승해 금리가 서서히 오르리라는 기대감을 반영했다.


하지만 이건 다 남 얘기였다.

같은 조사에서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생활형편 지수는 떨어지거나 제자리에 머물렀다. 현재생활형편CSI는 91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생활형편전망CSI는 101로 전월과 같았다. 가계수입전망CSI도 102로 전월과 같았다. 소비지출전망CSI만 111로 전월보다 소폭(1포인트) 상승했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지수의 흐름을 종합하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경기 상황은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집 살림살이는 더 나빠졌고, 반년 뒤에도 지금보다 나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은의 해석도 다르지 않다. 정문갑 한은 경제통계국 차장은 "경기 상황은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받아들이지만, 생활형편은 주관적인 체감"이라면서 "소득은 제자리인데 지출은 늘어 살림살이가 더 빠듯해졌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 차장은 다만 "3월은 신학기에 이사철이 겹쳐 돈 들어갈 곳이 많아지는 때"라면서 "이런 계절적인 요인 때문에 살림살이가 더 나빠졌다고 느끼는 이들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이달 조사에서 현재가계저축CSI는 88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저축전망CSI는 94로 전월 수준을 보였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2로 전월보다 1포인트 낮았고, 가계부채전망CSI는 99로 전월과 같았다.


가계의 물가수준전망CSI는 136으로 전월 수준에 머물렀다. 주택가격전망CSI와 임금수준전망CSI는 각각 121, 118로 전월과 같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2.8%로 전월과 같았지만,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공공요금(60.5%)과 공업제품(39.3%), 집세(37.8%) 등을 꼽았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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