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 "내가 주주인데 이렇게 느리게 진행하면 어떡합니까. 못들어가고 끝나겠네." (60대 남성)
"소리 높이지 마시고 차례를 기다리세요. 소용없습니다." (접수 관계자)
한국토지신탁 주주총회가 시작부터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열려 3시간여만에 종료됐다. 21일 오전 9시30분 한국토지신탁 1층 로비에서는 일찍 들어가려는 주주들과 접수를 맡은 관계자들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오전 10시 열리는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한 남성은 서류를 완비하지 못한 채 입장하려다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런 사이 주총장은 사내·외 이사 선임을 두고 1·2대 주주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와 아이스텀앤트러스트간 지분율 확보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지난해 말 엠케이인베스트먼트는 지분 34.77%르 확보하며 현재 경영권을 갖고 있는 아이스텀앤트러스트(31.88%)를 밀어내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여기에 엠케이인베스트먼트가 리딩밸류2호PEF 등을 통해 확보한 한국토지신탁 지분까지 더하면 현재 총 37.56%이다.
하지만 주총을 하루 앞두고 글로벌 사모펀드가 개입하며 변수를 만들어 내며 주총장 분위기를 험악하게 몰아갔다. 20일 아이스텀파트너스가 글로벌 4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KKR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매각대상은 아이스텀파트너스가 보유한 한국토지신탁 지분 31.61%다.
주총에서는 결국 지분을 많이 확보한 엠케이인베스트먼트가 사내이사 자리를 차지하며 유리한 국면을 확보하게 됐다. 치열한 공방이 펼쳐진 끝에 최윤성 엠케이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어 사외이사는 아이스텀앤트러스트 쪽이 추천한 전석진 법무법인 산경 변호사가 선임됐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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