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금융회장 스킨십 경영 화제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지금도 거울을 보고 웃는 표정을 연습한다. 만나는 사람이 많아서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우리금융그룹에 취임한 이후 행장 때보다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늘었다. 이 회장의 하회탈 웃음은 전매특허다.
이 회장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해 몸소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 이 회장을 만나 본 사람들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간적인 에너지에 모두 감탄한다. 90도로 인사하며 건네는 그의 악수에는 '당신과의 만남을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하다.
그런 이 회장의 스킨십 경영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시즌 연속 정규 리그 정상에 오른 우리은행 여자농구팀의 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2년 전만 해도 우리은행은 4연속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그랬던 우리은행이 여자 프로농구 정규 리그 최다 우승 기록(7승)을 세운 것은 이 회장의 든든한 뒷바라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 회장의 농구 사랑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부터 우리은행장을 맡고 있던 이 회장은 지난해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의 모친상을 직접 챙겼다. 당시 정규 시즌 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나가게 된 전 코치를 대신해 이 회장은 빈소를 마련하고 장지 등을 직접 구하러 다녔다. 또 전 코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3일 동안 빈소를 지키며 영전을 위해 자신의 승용차를 장의 차량으로 내주기도 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여자농구팀은 정규 리그 두 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값진 기록으로 보답했다.
우리은행 직원들에 대한 이 회장의 애정도 남다르다. 이 회장의 승용차 에쿠스는 주말마다 직원들의 '웨딩카'로 변신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우리은행 직원은 물론, 회사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ㆍ청원경찰 등 계약직 직원들까지 확대해 회사에 있는 주말 예식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식 이후에는 이 회장이 준비한 승용차를 웨딩카로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올 상반기까지 이 웨딩카는 예약이 다 찰 만큼 인기가 높다.
미래 행원들을 챙기는 것도 빼먹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은행장 취임 이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고졸 채용을 꼽는데 지난 2011년 행장 취임 이후 특성화고 출신 행원 연수 입소식과 사령장 수여식에 빠짐없이 참석해 직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우리은행 직원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민영화 이슈로 시끄러운 와중에도 자신들의 위치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민영화가 여러 번 무산되면서 직원들 내부적으로 잡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열심히 일 해주는 직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나는 잠시 '무임승차'한 사람이고 우리은행의 주인은 행원들"이라며 전매특허인 하회탈 웃음을 지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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