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 안개 낀 날 운전행태 시뮬레이션 결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안개 낀 날 운전을 하면 차간거리가 맑은 날보다 30% 줄어드는 데 반해 차량 속도는 규정 속도보다 빨라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교통안전공단이 만 2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88명을 대상으로 안개 낀 날 고속도로에서의 운전행태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다. 이 때 가시거리 조건은 50m로 하고 공사구간 차로 감소, 합류부 끼어들기, 낙하물 피하기 등의 위험 상황을 가정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공사구간이 있어 차로가 줄어든 경우 맑은 날 차간거리는 27.02m였으나 안개 낀 날은 18.92m로 30% 줄었다. 합류부 끼어들기 상황에서는 차간거리가 93.92m에서 80.82m로, 낙하물 피하기 상황에서는 99m에서 86.88m로 각각 14%, 12% 감소했다.
차량 속도는 규정 속도를 넘었다. 안개 낀 날의 규정 속도는 최고속도(100㎞/h)의 50%인데, 시뮬레이션 결과 차량 속도는 평균 61.9㎞/h로 규정보다 빨랐다. 맑은 날의 평균 속도는 70.8㎞/h였다.
교통사고 치사율 또한 큰 차이가 났다. 최근 3년간 안개 낀 날의 교통사고 치사율은 맑은 날의 3.7배에 달했다. 2012년의 경우 안개 낀 날의 교통사고 100건 당 사망자(치사율)는 11.08명으로 맑은 날(2.27명)에 비해 5배 가까이 많았다.
최병호 공단 안전연구처 부연구위원은 "안개 낀 날 차간거리 감소는 운전자들이 안개 속에서 전방 차량을 시야에서 잃지 않으려는 운전행태를 보인 결과"라면서 "현재 도로전광판에 안개 시 서행과 제한속도를 표시하고 있는데 차간 안전거리 확보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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