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영업정지 첫 월요일 6572명 가입…기존 대비 두배 이상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이통사들의 영업정지가 본격화되면서 알뜰폰 가입자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증가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 영업정지가 시작되고 첫 월요일인 17일 알뜰폰은 6572명의 순증 가입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주말 동안 개통을 신청한 가입자도 포함된 것으로 3월 들어 처음으로 주말 순증 가입자 수 3000명을 넘었다. 영업정지 전인 3월8~10일은 2946명, 1~3일은 2988명의 순증에 그쳤다.
평일 가입자 순증률도 늘었다. 하루 2000명 안팎에 머물던 가입자 수는 영업정지가 시작된 13일과 14일 각각 3560명, 3930명을 기록했다. 일평균 가입자 순증 규모 기준으로 보면 10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알뜰폰 가입자 순증률이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었던 것은 이통사들이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보조금 '빙하기'에 들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공짜폰' '버스폰' 등이 사라지자 상대적으로 기존 이통 서비스보다 요금이 낮은 알뜰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알뜰폰은 이동통신망을 갖고 있지 않은 사업자들이 망을 임대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낮은 도매대가로 망을 임대하고 마케팅 비용 등을 줄여 요금을 낮췄기 때문에 기존 이통서비스에 비해 50% 가까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또 번호이동 시장의 보조금 경쟁이 알뜰폰으로 옮겨간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 알뜰폰 업체는 지난 주말 70만~80만원의 보조금을 투입하며 3118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말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통 3사의 영업정지를 계기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마케팅도 한층 강화됐다. CJ헬로비전의 이통서비스 헬로모바일은 지난해 9월 선보인 청소년 전용 요금제의 문자ㆍ데이터 혜택을 강화하고 기본 요금도 50% 할인해준다. 태광그룹 계열사 한국케이블텔레콤(KCT)도 최근 자사 알뜰폰 전용 온라인 쇼핑몰 티플러스몰을 열고, 선착순 가입자 1004명에게 기존 기본료 5500원 요금제를 1004원에 쓸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한편 통신 3사가 보조금을 대량 살포하던 1ㆍ2월에는 알뜰폰 사업자 순증 가입자가 각각 5만6735명, 4만8344명으로 하락세를 걸었다. 손익 분기점을 넘으려면 업체당 가입자가 최소 100만명 이상 돼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 하지만 알뜰폰 1위인 CJ헬로비전의 가입자 수가 60만명 선에 불과한 상태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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