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축하하는 해병과 간호사의 키스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 속 남자 주인공이 별세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16일(현지시간) '종전(終戰)의 키스'라고 이름 붙은 사진 속 남자 주인공인 글렌 맥더피(사진)가 86세의 나이로 지난 9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종전의 키스'는 유명사진작가 앨프리드 아이젠스타트가 촬영한 사진으로 미국 잡지 '라이프'지에 실리면서 '전쟁의 끝'을 상징하는 작품이 됐다.
사진에 찍힐 당시 맥더피는 18세였으며 사진 속 간호사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가 일면도 없는 간호사 여인의 허리를 꺾고 키스한 것은 그날이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알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1945년 8월14일 글렌 맥더피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쏟아져 나온 사람들과 함께 전쟁이 끝난 것을 축하하고 있었다. 맥더피는 당시 상황에 대해 "종전 소식에 기뻐 거리로 나갔는데 한 간호사가 거리에서 함성을 지르던 나를 보더니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면서 "나는 곧바로 그녀에게 가서 키스했다"고 말했다.
맥더피가 사진 속 주인공이라고 밝혀지기 전 해병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은 여러 명이었다. 하지만 2007년 맥더피의 얼굴 뼈 구조가 사진 속 남자의 것과 일치한다는 법의학자의 소견이 나오면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맥더피는 종전 이후 군인의 길을 걷지 않고 아마추어 야구선수와 우체부로 일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간호사 복장의 에디스 셰인은 2010년 6월20일 9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셰인은 생전 간호사, 유치원 교사, 케이블TV 프로듀서 등으로 일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