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사이드 전격 인수 '6개 골프장, 162홀', 시너지효과 극대화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6개 골프장에 무려 162홀.
'골프종가' 삼성이 드디어 국내 최대의 골프왕국을 건설했다. 삼성물산이 레이크사이드골프장을 인수하면서 순식간에 54홀이 늘었고, 총 162홀로 확장됐다. 2위 한화그룹의 126홀을 넘어 규모 면에서도 당당하게 1위다. 삼성의 골프장들은 특히 안양과 가평베네스트, 이번에 레이크사이드까지 알짜배기 골프장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게 눈여겨 볼 대목이다.
▲ "3500억원에 꿀꺽"= 삼성물산은 삼성에버랜드와 함께 14일 우리투자증권과 서울레이크사이드의 지분 100%를 3500억원에 인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과 에버랜드의 지분 비율은 8대2다. "앞으로 골프장을 비롯한 레저시설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해 해외 레저시설 프로젝트를 확대할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실제 1단계 사업비만 2조원에 달하는 두바이테마파크에 대한 프로젝트 총괄업무(PMㆍProject Management)를 수행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그러나 삼성에버랜드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쪽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에버랜드와 레이크사이드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할미당산을 경계로 남북에 자리잡아 직선거리로는 2㎞도 되지 않는다. 레이크사이드는 더욱이 8만평에 달하는 유휴지를 보유하고 있다. 글렌로스 9홀을 포함해 63홀 골프코스를 토대로 다각적인 골프와 레저 테마파크 개발이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 레이크사이드는= 1986년 재일동포 고(故) 윤익성 씨가 조성했다. 1990년 동코스 18홀과 남코스 18홀 등 36홀 규모의 대중제가 먼저 완공됐고, 1997년 9월 회원제인 서코스 18홀이 추가로 개장했다. 무엇보다 서울 강남에서의 접근성이 좋아 한때 주말부킹 전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윤익성 창업주는 부인과 자녀들에게 지분을 골고루 양도했고, 한동안 차남인 윤맹철 전 회장(36.5%)이 골프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창업주 작고 이후 경영권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이 이어졌다. 2002년 법원의 강제조정 당시 지분은 윤맹철 36.5%, 김어고(고 윤익성 회장의 일본인 처) 20%, 윤광자(장녀) 14.5%, 윤대일(3남) 14.5%, 석진순(장남 고 윤맹진의 처) 및 윤용훈(손자) 14.5% 등이다.
윤 전 회장의 경영권은 3남 윤대일 대표에게로 넘어갔다가 다시 형수 석진순씨 등과의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분쟁은 계속됐다. 2007년에는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마르스 2호)까지 개입했다. 하지만 장기간의 분쟁과 소송, 거듭되는 경기침체 등으로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다. 최고 1조원대를 호가했던 자산 가치가 3500억원으로 뚝 떨어진 이유다.
▲ 삼성의 '골프장들'= 안양(18홀)을 비롯해 가평베네스트(27홀)와 안성베네스트(27홀+대중제 9홀), 동래베네스트(18홀), 글렌로스(대중제 9홀), 레이크사이드(18홀+대중제 36홀) 등 모두 6개가 됐다. 대부분 에버랜드 소속이고, 동래베네스트와 레이크사이드의 사업주가 삼성물산이다.
1968년 개장한 안양은 특히 46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명품골프장이다. 고(故) 이병철 회장의 남다른 골프사랑이 더해져 "나무값만 해도 1조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될 정도다. 2012년에는 아예 문을 닫고 클럽하우스를 개축하는 등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고, 지난해 5월 재개장하면서 이름도 안양베네스트에서 다시 예전의 안양으로 환원해 '역사성'을 부각시켰다.
'안양 효과'는 계열 골프장들의 입지에도 막대한 후광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평베네스트가 대표적이다. 회원모집 초기 원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안양의 주중회원대우라는 특수효과에 편승해 초고가회원모집에 성공했고, 지금도 8억원대에 육박하는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러 골프장을 거느리고 있는 기업이 누리는 이른바 '체인효과'다. 삼성의 골프왕국 건설에 레이크사이드 인수가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된 셈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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