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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태 이후 특정금전신탁 증가세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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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대비 증가율 지난해 상반기 10.2%에서 하반기 3.8%로 하락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지난해 하반기 동양사태 이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특정금전신탁 수탁고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특정금전신탁(퇴직연금신탁 제외) 수탁고는 177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4.4% 증가했다.

저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보합세 등의 영향으로 단기·안전자산 위주로 투자가 이뤄진 영향이다.


특정금전신탁에는 기업어음(CP) 등 채권과 머니마켓트러스트(MMT), 정기예금, 주가연계신탁(ELT) 등이 포함된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10.2%에 달했던 특정금전신탁 증가율(전기 대비)은 하반기 들어 3.8%로 둔화됐다.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무더기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확대된 데다 금융당국이 특정금전신탁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에는 기업 자금조달 목적의 금전채권신탁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재산신탁 중 금전채권신탁 수탁고는 전년 말보다 38.9% 증가한 9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은행 등 신탁업자에게 매출채권 등의 자산을 신탁하고 그 수익증권서를 기초로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토지신탁 수탁고는 2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0.8% 늘었다.


과거에는 차입형 토지신탁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진행 시 부동산신탁회사가 사업비를 모두 책임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탁회사와 시행사·시공사 등이 사업비를 분담해 위험이 분산되고 높은 보수율을 기대할 수 있는 차입형 토지신탁을 선호하고 있다.


은행·증권·보험 등 57개 신탁회사의 총 수탁고는 지난해 말 496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3.3% 늘었다. 은행과 증권, 보험이 각각 21.2%, 14.7%, 33.4% 수탁고가 증가한 반면 부동산신탁회사는 1.7% 감소했다. 부동산경기 불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탁보수는 지난해 8177억원으로 전년보다 6.9% 증가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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