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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춘, 불운을 내치다...끝나지 않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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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춘, 불운을 내치다...끝나지 않은 도전 왕기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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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유도의 왕기춘(26ㆍ양주시청)이 17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한다. 당당한 입성은 아니다. 12일 강원도 철원에서 열린 2014 여명컵 전국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 81㎏급에서 공동 3위를 했다. 자동 입촌 자격은 1, 2위에게만 있다. 나머지 네 명은 강화위원회를 통해 선별된다. 왕기춘도 여기서 낙점을 받았다. 남자 유도 대표팀의 조인철(38) 감독은 "여전히 기량이 우수하다.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목표로 실력을 다듬을 것"이라고 했다. 5개월여 뒤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끝나지 않은 경쟁
왕기춘은 지난해 11월 13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 16강에서 탈락했다. 2차 선발전에서도 공동 3위에 머물러 랭킹포인트 9점을 기록했다. 1위 김재범(29ㆍ한국마사회)에 15점 뒤진다. 한 장 뿐인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내기 어려워졌다.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국제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쌓고, 6월 24일 열리는 2014 KBS 체급별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우승해야 한다. 태릉선수촌 훈련으로 국제대회 출전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양주시청 유도팀의 장문경(32) 감독은 "대표팀이 불참하는 그랑프리대회 등에 실업선수 자격으로 나설 수 있다"며 "양주시청과 대한유도회에 동의를 구해 랭킹포인트를 추가할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에 그는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다. 끝까지 해볼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과오와 불운
왕기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유도 73㎏급 은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4주에 걸친 기초교육을 마치고 34개월 동안 유도와 관련한 업무에 종사하면 병역을 마친 것으로 인정받는다. 왕기춘은 지난해 12월 10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군 복무를 해결하고 훈련에 전념해 아시안게임 등에서 정상에 오르려고 했다. 구상은 뜻밖의 과오로 어긋날 위기에 놓였다. 훈련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적발돼 12월 31일 영창 징계를 받았다. 1월 7일 부대로 복귀했지만 군기교육대 입소 징계에 따른 교육시간 미달로 퇴영당했다. 육군훈련소에 재입소해 다시 4주 동안 기초교육을 받아야 했다. 왕기춘은 2월 8일 열린 파리 그랜드슬램를 거쳐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 나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파리에 가지 못했고 2차 선발전 준비도 하지 못했다. 지난 6일 퇴소해 나흘 훈련하고 매트에 올랐다. 그러고도 공동 3위를 했다. 조인철 감독은 "준비가 부족했지만 경쟁력은 충분했다"고 평했다.

왕기춘, 불운을 내치다...끝나지 않은 도전 왕기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포기를 모르는 사나이
공동 3위는 놀라운 성적이다. 왕기춘은 지난해 11월 체급을 73㎏급에서 81㎏급으로 올렸다. 그의 평소 몸무게는 85㎏인데 공식 계체 때마다 12㎏ 이상 줄였다. 무리한 감량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졌다. 그래도 체급 변경은 모험이다. 근력 등 전체적인 체력을 30% 이상 늘려야 한다. 체급에 적응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린다. 더구나 81㎏급에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범(29ㆍ한국마사회)이 버티고 있다. 그는 2007년 국가대표 선발전 73㎏급에서 왕기춘에 밀려 체급을 올린 뒤 승승장구했다.


왕기춘이 훈련도 제대로 하지 않은 몸으로 3위를 한 점은 눈여겨보아야 한다. 장문경 감독은 "부진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는데 기어코 3차 선발전 출전권을 따냈다"고 했다. 그는 "(왕기춘은)포기를 모르는 선수다. 태릉선수촌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충분히 '일'을 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조인철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81㎏급에서도 정교하고 빠른 기술을 보여줬다. 김재범은 물론 이승수(24ㆍ하이원), 이재형(21ㆍ용인대) 등 유망주들과 좋은 경쟁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기춘은 태릉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았다. 인터뷰는 했지만 자신의 말이 기사가 되기를 원치 않았다. 유도로 말할 것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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