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철광석·아연 등 가격 급락, 투자심리 냉각에 亞 증시 부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7.5%로 정했지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발 수요둔화가 원자재 시장을 출렁이게 만든 데 이어 회복 중인 세계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중국 회사채 시장에 첫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했다는 소식으로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는 증폭됐다. 이어 2월 무역수지가 '깜짝' 적자를 기록하고 위안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자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중국발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로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곳이 원자재 시장이다. 12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201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구리 값은 올해 들어서만 15% 빠졌다. 중국은 세계 구리 수요의 44%를 소화한다.
아연·철광석 가격도 이번주 들어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철광석 값은 한 주 사이 8% 넘게 빠졌다. 호주산 강점탄 가격도 올해 들어 지금까지 13%나 하락했다.
미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로 '닥터 코퍼(Dr. Copper)'라고 불리는 구리의 가격 급락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이 충분치 않으리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소재 경제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캐롤라인 베인 애널리스트는 "구리의 경우 올해 추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국의 산업 생산 둔화와 그림자 금융 위축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중국의 올해 1·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중국 정부는 추가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 지급준비율 인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2012년 5월 지준율을 20.5%에서 20%로 인하한 뒤 계속 동결해왔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개혁이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 방식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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