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이윤재 기자]최근 생산,소비,투자,고용 등 주요 지표가 명확한 개선추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당국은 중국ㆍ우크라이나발(發) 리스크의 파장이 확산되면서 대외리스크의 국내전이를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낸 '최근 경제동향 3월호(그린북)'을 보면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ㆍ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 등 전 분야의 생산이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 조짐이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중 광공업 생산은 휴대폰, 자동차를 중심으로 전월대비 0.1% 증가했으며, 서비스업 생산은 '설 효과' 등으로 도소매, 숙박ㆍ음식업이 확대되며 0.9% 증가했다. 또한 소매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7%→6%)에 따른 자동차 판매증가 등으로 지난 2011년 3월 이후 34개월 내 최대로 증가(2.4%)하며 전월의 감소(-1.1%)를 만회했다. 설비투자는 투자준비를 위한 '연초 효과' 등으로 조정을 받는 모습(-4.5%)이며, 건설기성은 9.7% 증가해 2011년 12월 이후 25개월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용시장의 훈풍은 주목할 만하다. 2월 취업자는 2481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3만5000명 증가했다.1월 취업자가 70만5000명 늘면서 2002년 3월 84만2000명 증가 이후 최대폭을 기록한 데 이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14만8천명 늘었는데, 이는 2000년 8월(18만4천명)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제활동참가인구가 이례적으로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 실업률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경기 회복 상황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도 견조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잠정 파악한 2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6%증가한 429억9000만달러, 무역수지는 9억3000만달러로 2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은 줄고 무역수지도 나빠졌지만 중국으로의 수출,무역흑자 모두 전년동월에 비해 증가했다.
내수경기의 가늠자인 자동차산업도 2월에는 생산과 내수, 수출 모두 증가했다. 내수판매는 경기회복 기대감과 신차 효과, 레저용 차량(RV)의 수요 확대 등으로 12만 1757대였다. 증가율은 10.6%로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우려 등 대외불안 요인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채권시장에서 처음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하는 등 연쇄 부도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증시에도 악영향을 줬다.
여기에 크림반도 리스크까지 가세하면서 유가와 환율이 출렁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2월 중에는 소폭 하락했다가 전날에는 중국발 리스크에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상승했다. 위안화 가치는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외국 자본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돌아선 뒤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정부ㆍ당국은 대내외 경제동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대외충격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정부는 신흥경제권 리스크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해 수출 등 우리 실물 경제는 물론 국내 외화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신흥경제권역별 리스크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신흥국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 전략을 마련해 우리 경제의 혁신을 위한동력이 대외부문으로부터 공급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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