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잔소리하러 왔습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후배 대학생 1000여명을 만났다.
12일 오후 6시 모교인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를 찾은 방 장관은 "우리는 남보다 앞서는 경쟁만을 배워왔지 약자들을 위해 양보하는 것은 많이 배우지 못했다"며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 장관은 이날 '따뜻한 잔소리'라는 타이틀로 약 1시간에 걸쳐 꿈과 가치, 인간관계, 성공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방 장관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청년고용정책 등 부처 사안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주제로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목과 내용은 물론 파워포인트 자료도 본인이 직접 구성했다.
방 장관은 "이 시대 청년들에게 선배로서, 고용부 장관으로서 들려주고픈 얘기"라며 우리 사회에 가장 부족한 것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 삶의 여백, 균형감을 꼽았다. 그는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삶의 여백, 즉 타인이 내 삶에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항상 가지라"고 당부했다.
그냥 부자가 아닌, '따뜻한 부자'가 될 것도 강조했다. 꿈에는 인생의 가치가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는 게 방 장관의 철학이다. 그는 자신의 대학생활을 함께 한 책으로 '기싱의 고백', '영웅숭배론'과 함께 '어린왕자'를 꼽으며 "모든 인간관계는 일시적 관계에서 시작되지만 정성과 시간을 얼마나 쏟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언급했다. 이는 평소 노사관계 등에 있어 그의 철학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기도 하다.
방 장관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할 경우 최종 기준은 가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성공"이라며 "어떤 직장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갖느냐가 중요하다"고 고용 전문가로서 생각을 밝혔다.
특강 후 대학생들은 방 장관에게 지난해 말 철도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서로 공존할 수 있게 제3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며 "균형감 있게 사안을 보려한다"고 답변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에 대한 질문에는 영문학도였던 자신이 사회현상에 관심을 갖게끔 만든, 막스 베버의 '경제와 사회',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접했던 대학생 시절을 꼽았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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