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우리 국민의 3분의 2는 우리 경제체제가 부유층에 더 우호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나왔다.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은 최근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 여론 조사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회빈곤을 줄이는 것이 정부 책임이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비율은 72.8%, 계층 간 소득격차 해소가 정부 책임이라는 주장에 대한 동의비율도 75.2%로 높게 나왔다.
정부 정책이 사회빈곤을 줄일 수 있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65.9%, 정부 정책이 계층 간 소득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 비율은 60.9%로 각각 조사됐다.
이에 대해 아산연구원은 "적지 않은 수의 응답자가 사회빈곤과 계층 간 소득격차와 같은 불평등 해소에 관한 정부 정책의 기능을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응답자의 당파성, 대통령 지지 여부에 따라 각각의 주장에 동의하는 비율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정부가 사회빈곤을 줄이는 데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 비율은 65.8%인 반면, 민주당 지지층이 81.3%로 높았다. 대통령 지지층의 경우 66.3%만이 이 주장에 동의한 반면, 비 지지층은 87.1%가 동의했다.
또 대다수 한국인은 부유층 과세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을 돕기 위해 부유층 과세를 확대해야 한다’와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부유층 과세를 줄여야 한다’는 두 주장 중 71.1%의 응답자는 부유층 과세 확대를, 19.4%의 응답자는 부유층 과세 축소를 지지했다.
연령별로는 30대(73.2%), 40대(74.4%), 50대(75.5%)에서 부유층 과세 확대에 좀 더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고, 20대(64.9%), 60세 이상(66.9%)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비율이 부유층 과세 확대를 지지했다.
소득별로는 월평균 가구소득 301만원~400만원 , 401만원~500만원 집단에서 부유층 과세 확대에 대한 찬성 비율은 각각 74.9%, 79.4%로 가장 높았다. 이들 중산층 집단은 70% 초반에 머문 다른 집단에 비해 더 높은 비율로 부유층 과세를 찬성하고 있었다.
연구원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대다수 한국인이 과세 정책의 형평성 문제 보다 과세를 통한 사회경제적 양극화 해소가 더욱 시급하다고 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또 우리 국민의 68.6%는 우리 경제체제가 소수 부유층에 우호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수 보통 사람에 우호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9%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20대(77.5%)와 30대(83.6%), 40대(77.9%)가 소수 부유층에 우호적인 경제체제라는 의견에 더 많은 비율이 동의하고 있었다. 50대도 전체 평균에 가까운 66.6%가 우리 경제체제가 소수 부유층에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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