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사진)가 공식 취임 사흘을 앞두고 조직에 메스를 댔다.
사내이사 임기는 2년 이내로, 임원수는 25%, 조직도 6개 본부에서 4개 본부로 각각 줄이는 등 '슬림화'가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이다.
권 내정자는 이번 조직 개편안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권 내정자는 지난 1월 16일 선임 이후 두달간 조직 개편에 몰두해왔다는 것이다.
11일 발표한 포스코 조직 개편안을 보면 권 내정자의 고심의 흔적이 묻어난다. 테크노 출신 답게 주먹구구식 보다는 '능력과 성장'을 고려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권 내정자는 임원 25% 축소, 전문임원제도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작고 빠른 조직'을 위해 전체 임원 수를 68명에서 52명으로 줄였다. 기획, 구매 등과 같은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임원의 수는 31명에서 14명으로 줄어들었다. 지원 경영 임원의 50%가 줄은 셈이다. 포스코 46년 역사상 보직임원이 이처럼 많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전문임원제도를 전 부문으로 확대했다. 임원의 전문성을 높여 업무 효율과 책임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 연구개발(R&D)과 기술분야에 제한적 도입되던 전문임원을 연구, 기술, 마케팅, 원료, 재무, 법무, 전략, 인사, 홍보 분야에 도입했다. 이정식 전무가 경영임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임창희, 김원기, 고석범, 김지용, 이영기, 김세현, 장인화 상무가 경영임원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정철규 펠로(Fellow)와 유성, 황석주 상무가 전문임원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조직은 더욱 슬림해졌다. 비대해진 조직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처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는 기존 기획재무와 기술, 성장투자, 탄소강사업, 스테인리스사업, 경영지원 등 6개 부문을 ▲철강사업 ▲철강생산 ▲재무투자 ▲경영인프라 등 4개 본부제로 개편했다.
철강사업본부는 기존 마케팅 조직에 제품 솔루션 기능을 합쳐 신설됐고, 탄소강과 스테인리스 분야는 철강 생산본부로 통합됐다. 기존 성장투자사업부문은 수익 확보 등 성과 검증을 위해 재무 분야와 통합해 재무투자본부로 재탄생했다. 경영인프라본부는 기존 경영 지원부문과 언론 홍보 본부를 총괄하게 됐다.
새 조직의 핵심 본부인 철강생산본부장과 철강사업본부장에는 각각 사내이사 후보인 김진일 사장과 장인환 부사장이 임명됐다. 다른 사내 이사 후보인 윤동준 전무와 이영훈 부사장은 각각 경영인프라본부장과 재무투자본부장를 맡게 됐다.
그러면서 윤동준 전무를 제외한 2명의 신규 이사진 임기를 1년 이내로 한정했다.
권 내정자가 '혁신 포스코'를 내세운 만큼 주요 임원진들의 단기적 경영 성과를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포스코는 또 그룹 차원의 투자 사업, 경영정책 등을 조율하는 회장 직속의 가치경영실도 새로 만들었다. 이날 전문임원 전무로 자리를 옮기게 된 조청명 대우인터내셔널 전무가 가치경영실장 직무 대행으로 임명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문임원이 각 분야별로 개별 프로젝트를 수행, 회사 전반에 걸쳐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 분위기를 쇄신시킬 것"이라며 "여러개로 나뉘었던 소본부 체제가 대본부 체제로 바뀌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 내정자는 오는 14일 정기 주주총회와 같은 날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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