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캐나다, 오늘 FTA 타결 예고…최대수혜품목은
전체 수출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 비중 가장 커
관세철폐땐 국내생산물량 점유율 올라갈듯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국과 캐나다 정부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국의 대(對) 캐나다 주력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 교역이 최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그간 캐나다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했던 관세가 없어짐에 따라 주로 미국에서 생산한 물량을 캐나다로 수출해 왔던 현대기아차로서는 국내 생산물량을 수출할 길이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는 한국이 캐나다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으로, 한국의 자동차 수출국가 가운데 캐나다는 미국·러시아·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은 4번째 규모다.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캐나다로 수출한 자동차는 22억3800만달러, 자동차부품은 2억3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 정도 늘었다. 한국의 대캐나다 수출품목 가운데 자동차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으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
캐나다 현지 자동차업계가 한국과 캐나다 간 FTA 협상 시작 전부터 반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양국 간 FTA 타결로 관세가 없어질 경우 한국 자동차업계의 수혜가 예상된다. 현지 자동차업계는 한국 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심해 자동차 교역의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강조해 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토론토무역관은 “캐나다 자동차업계는 한국산 자동차 수입이 늘면서 1만5000개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생산물량을 수출하는 게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캐나다에서 2만3078대를 팔아 현지 승용차 시장에서 11.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주 경쟁자는 현지 생산공장을 갖춘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다.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고도 일본 완성차메이커에 비해 점유율이 높은 건 미국의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가져다 파는 게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현지 판매분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미국 생산분으로 미국-캐나다 간 교역에서는 관세가 없다.
캐나다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관세 6.1%가 점차 사라짐에 따라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당장 한국에서 생산한 물량을 수출할 길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현대기아차 미국공장이 가동률 100%를 넘길 정도로 물량 부족에 시달렸던 점을 감안하면 북미지역 물량을 안배하는 데도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운 날씨 특성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픽업트럭 등 상대적으로 국산차 업체가 약한 차종이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점이나 현지 통화(캐나다달러)가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FTA로 인해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김철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상협력팀 부장은 "그간 관세에 현지 공장을 갖춘 일본차와 경쟁해야했던 탓에 국산차가 현지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관세가 없어져 가격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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