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한국 노년 여성의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알리안츠그룹에 따르면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노년 여성들의 빈곤 리스크'를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 한국 여성들의 빈곤율은 47.2%를 기록했다. OECD 30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노년기 여성들의 빈곤을 야기하는 요소는 결혼 감소와 이혼 증가, 평균수명 연장 등이 꼽혔다. 1970년 OECD 국가들의 평균 결혼 건수는 1000명 중 8건 이상이었지만 40년 뒤인 2010년에는 1000명 중 5건 꼴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OECD 국가들의 이혼율은 증가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1970년 1000명 중 0.4건이었던 이혼 건수가 2010년 1000명 중 2.6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평균수명 또한 늘어나고 있다. UN이 발표한 '2010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의 평균수명은 83세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수명이 늘어난데다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이혼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이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노년기 여성이 이혼에 더욱 취약한데 유급 노동을 하지 않았거나 직업 훈련을 받은 적이 없으며, 자녀를 양육하거나 가족ㆍ친지를 돌보는데 평생을 보내온 여성들이 그렇다. OECD에 속한 30개 국가 중 27개 국가에서 여성이 노년에 빈곤을 경험하게 될 리스크가 15%로 남성의 11%보다 높게 조사됐다.
브리기테 믹사 알리안츠그룹 연금전문가는 "자신의 경제상황에 대해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야만 이같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며 "평소 관련 지식을 많이 쌓고 은퇴 준비를 꾸준히 해놓는 것과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이혼을 하게 될 경우에도 그간 쌓아온 은퇴 준비가 허물어지지 않도록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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