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현대차 주총…이사 재선임 유력, 3년 더 맡아
유럽사업장 잇따라 돌며 직접 현안챙겨…그룹 내 주요 계열사 지배력 여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얼굴)이 올해 현대차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짜리 등기이사를 다시 한 번 맡게 될 전망이다. 예정대로 임기를 한 번 더 채우는 2017년이면 우리 나이로 여든살. 근래 들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든을 훌쩍 넘겨서도 그룹의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며 경영현장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열리는 현대차 주총에서 정 회장의 재선임을 묻는 안건이 무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와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6% 정도 지분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1938년생으로 오는 2017년까지 현대차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현대제철의 등기이사에서는 물러나기로 했지만 그룹을 상징하는 현대차의 이사직을 유지하는 건 현대차의 주요 현안만은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복귀한 이후에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근 일제히 주요 계열사의 이사직에서 물러난 점과 견줘보면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정 회장은 현대차 외에도 현대모비스와 현대건설 등 상장사를 비롯해 현대파워텍, 현대NGV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이사직에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있기로 한 상태다.
정 회장은 최근 들어서도 회사 안팎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이어 유럽지역 출장을 다녀오는가 하면 최근 체코 정부의 관리들이 회사를 방문했을 때는 사내 전시된 차량을 직접 소개하며 각종 기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주 유럽 출장에서는 나흘 동안 슬로바키아와 체코, 독일, 러시아 등 4개국에 있는 공장과 판매법인을 둘러보는 등 젊은 사람도 소화하기 힘든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출장 기간에 방문한 곳에서 차량의 주행감성이나 디자인, 부품 수급체계 등 구체적인 현안을 일일이 거론하는가 하면, 올 한해 완성차업체를 지끈거리게 할 통상임금과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직접 보고를 받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일선 현장에서 현안을 챙기면서 그룹 내에는 여전히 적잖은 긴장감이 나돈다. 지난해 잇따라 불거진 품질문제로 물러났다 최근 복귀한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의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강력한 오너십 경영이라 가능했던 일이다.
과거 일부 체육단체나 박람회를 위한 조직을 이끈 적이 있지만 정 회장은 젊은 시절 입사 후 오롯이 기업 경영에만 매달렸다. 부친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일흔을 조금 넘긴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대선후보로까지 나선 점과 견줘보면 정 회장과의 차이점이 잘 드러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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