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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우왕좌왕에 우크라이나 둘로 쪼개질 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열강들 주판알 굴리는 사이 사태 장기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의 군사 개입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는 물론 유럽연합(EU)·미국·중국 등 각국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러시아와 갈등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신냉전'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옛 소련을 건설하려는 러시아와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힘겨루기라고 본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국가들 가운데 러시아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 러시아는 그 동안 저렴한 천연가스 공급 같은 다양한 지원책으로 우크라이나를 품어왔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가즈프롬이 지난해 유럽에 판매한 1600억㎥의 천연가스 중 절반은 우크라이나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송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다양한 원자재와 공산품을 지원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모든 것을 공짜로 준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목표는 EU에 맞선 경제 공동체로 열강의 꿈을 다시 실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과 EU가 러시아의 목표 실현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 만무하다.


중국의 속도 편치 않다. 옛 소련 군수산업의 35%를 차지했던 우크라이나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원자재·에너지뿐 아니라 무기도 왕성하게 소화했다.


지난해 12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난 바 있다. 그는 당시 100억달러(약 10조6750억원) 상당의 경제협력과 핵우산 제공을 약속 받았다.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할 경우 중국의 무기 수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열강들이 각각 주판알을 굴리며 계산하는 사이 정작 우크라이나는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무너지거나 둘로 쪼개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받기로 한 차관 150억달러 가운데 30억달러를 뺀 나머지는 지급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10억달러를 대출해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당장 필요한 돈은 300억달러다.


국제통화지금(IMF)은 우크라이나의 구제금융 신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진전된 게 없다.


더 큰 문제는 미국·EU·IMF의 자금 지원에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내걸 조건으로 재정적자 축소, 천연가스 보조금 지급 중단, 우크라이나의 흐리브냐화 절하를 꼽았다. 이는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 우크라이나 신정부에 큰 부담이 된다.


야누코비치 축출로 똘똘 뭉쳤던 우크라이나 야권도 언제 분열될지 알 수 없다.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현 사태의 해법을 빨리 찾지 못할 경우 1~2년 안에 러시아의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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