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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강기훈의 죽음만을 기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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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대필’ 무죄, 검찰 대법원 상고…강기훈 명예회복 모임, 검찰에 항의서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누명과 고통 속에 강기훈은 간 경변과 간암 2기라는 치명적인 육체의 병을 얻었고, 현재는 몸의 면역력 부족으로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28일 오전 10시 서울 대검찰청 앞.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은 검찰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자 대검찰청을 찾았다. 현장을 취재하던 방송사 촬영 기자들과 신문 사진기자, 취재 기자들은 A4용지 1장 분량의 항의서한문을 들고 있었다.

강기훈씨는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동료였던 김기설씨 유서를 대필했다는 혐의를 받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징역 3년의 형량을 채우고 나왔다. 동료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 속에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강씨는 자신이 유서를 대신 써주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검찰도 법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씨의 외로운 싸움은 지난 1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유서대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막을 내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강씨는 23년 만에 억울함을 벗어났다는 기쁨보다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웃지도 울지도 않는 그의 모습이 언론의 기사 제목으로 뽑히기도 했다. 강씨는 “이건 제 재판이 아니다. 사법부와 검찰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최후 진술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도 법원도 사과나 유감의 뜻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 사람의 인생은 송두리째 망가지고 간암 2기라는 병을 얻었지만 잘못된 수사와 잘못된 판결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사과하는 사람이 없었다.


검찰은 사과 대신 상고를 결정했다. 23년 만에 무죄를 결정한 서울고법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대법원 재판 절차를 선택했다. 검찰이 상고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강씨는 기나긴 재판의 고통을 끝내고 병 치료에 집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강씨를 다시 재판에 몰두하게 했다.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이 대검찰청에 항의서한을 전달한 것은 검찰의 행위에 자성과 반성의 모습이 담겨 있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지난 13일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주요 언론 지면을 달군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언론의 조명도 잠시, 그는 언제 끝날지도 모를 대법원 판결을 다시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여론도 언제나 그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결국 강씨는 다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선택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 집행위원장은 “여전히 검찰은 사죄는커녕 진실과 싸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선택 집행위원장은 대검 민원실에 신분증을 보여주고 인적사항 등을 적은 뒤 항의서한 전달 절차를 마쳤다.


오전 10시15분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은 항의서한 전달 절차를 마치고 대검 정문을 나섰다. 그들이 현장 취재에 나선 언론인들에게도 전해준 항의서한문 제목은 이것이었다.


“검찰은 강기훈의 죽음만을 기다리는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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