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업무 관리 능력 80%, 안전도 20% 비중 평가…1월말 PS 지급 당시 협력사에도 성과급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협력사에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협력사의 환경ㆍ안전 수준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말 기흥, 화성 사업장에 있는 반도체 부문 협력사 직원 4000여명에게 1인당 최대 5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협력사 성과급 지급은 삼성전자가 자사 직원들에게 성과인센티브(PS)를 지급한 지난달 29일께 이뤄졌다. 성과급 규모는 최대 200억원+α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 대상은 기흥, 화성 사업장 내 협력사 중 환경ㆍ안전, 품질, 생산 등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됐고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한 상주 협력사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시스템ㆍ업무 관리 능력 80%, 안전도 20%의 비중으로 평가를 실시했으며 안전수칙 위반이나 보안사고 발생시 감점 요인으로 적용했다.
이에 따라 1등급을 받은 회사 직원들은 500만원, 2등급은 300만원, 3등급은 15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법인 또는 대표이사에게는 일반 직원 성과급의 3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별도로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환경ㆍ안전 수준이 미달인 협력사의 경우 퇴출시킬 예정이었지만 이번 평가로 퇴출당한 협력사는 없었다.
삼성전자가 협력사 성과급 지급에 나선 것은 지난해 1월과 5월 두 차례 불거진 불산 누출 사고로 환경ㆍ안전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해화학물질을 직접 다루는 협력사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함으로써 업무 능력과 책임감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만 지난해와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 협력사와 환경ㆍ안전 노하우를 공유하고, 환경ㆍ안전 교육도 자사와 협력사 직원들을 한 데 모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과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유해 화학물질 관리법)' 개정 등 기업의 환경ㆍ안전에 대해 사회적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것도 배경 중 하나다. 일단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유무형의 손실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성과급 지급으로 동반성장 실현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7% 증가한 37조4400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5% 증가한 6조89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임직원들은 43.4%의 PS를 받은 가운데 반도체 실적 호조의 과실을 협력사와 공유하는 차원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강소기업 10곳을 선정해 309억원을 지원하는 것도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실현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 성과급 지급을 통해 환경ㆍ안전 부문에서 협력사의 책임 의식을 높이는 한편 관련 우수 인력 영입 효과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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