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국채 입찰서 24억유로 자금 조달…목표액 30억유로에 미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로존 최고 안전 자산인 독일 국채 입찰이 또 다시 실패했다. 유로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독일 재무부는 30년 만기 국채 입찰을 통해 24억3800만유로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초 최대 목표 조달 금액은 30억유로였지만 80% 수준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그쳤다. 독일 국채 매수를 신청한 전체 입찰 금액 자체가 27억9400만유로로 조달 목표 금액에 미치지 못 했다.
독일은 지난주에도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목표로 했던 자금을 조달하지 못 했다. 지난 19일 독일 재무부는 10년 만기 국채 37억9600만유로어치를 매각했는데 당시 조달 목표액은 50억유로였다. 당시 입찰에서도 전체 입찰액 규모가 43억3100만유로에 그쳐 목표 금액에 미달했다.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이번 입찰 결과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유로존 주변국 국채에 더 높은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유로존 위기 국가의 부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이자 수익이 높은 다른 국가의 국채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로존 부채위기의 진원지였던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은 최근 잇달아 사상 최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재무부는 단기 국채를 사상 최저 비용으로 매각해 목표 자금을 조달했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이날 6개월 만기 국채 85억유로어치를 매각했는데 평균 낙찰 금리는 0.455%에 불과했다. 동일한 만기 국채 입찰이 이뤄졌던 지난달 29일 당시 낙찰 금리 0.59%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이탈리아는 전날에도 10년 만기 제로쿠폰 국채를 사상 최저인 0.822%에 발행해 25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스페인도 지난 20일 10년 만기 국채를 2006년 이후 최저 금리인 3.559%에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 동일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는 4.519%였다.
ECB가 내달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위기 국가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올해 유로존 경기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낮은 물가는 여전히 경기 회복을 해칠 수 있는 변수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ECB가 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이탈리아나 스페인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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