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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FRB와 ECB..獨·美 금리차 7년만에 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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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10년물 국채 금리 美 2.83% vs 獨 1.81%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향후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 방향이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 탓에 미국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차가 7년 만에 처음으로 1%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83%,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1.81%로 거래를 마쳤다. 1.02%포인트의 격차를 보인 것. 양 국간 금리차는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1%포인트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0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ECB가 올해 걱정했던 것 중 하나는 미국의 금리 상승이 유럽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통상 미국 금리가 오르면 유럽 금리도 동반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올해 독일 금리도 올랐지만 미국 금리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금리는 하락 흐름을 이어가면서 독일 금리와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요컨대 독일과 다른 유럽 국가 간에는 커플링이, 독일과 미국 간에는 디커플링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양국 간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최근 ECB와 FRB의 통화정책에 대한 행보가 뚜렷이 대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7월에 선제안내(forward guidance)를 도입했다.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지 채 몇 주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양 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갈수록 엇갈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반면 지난달 ECB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여 부양 기조를 강화했다. 드라기 총재는 3차 장기대출(LTRO) 실시나 미국식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며 추가 부양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ECB가 유동성 공급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금리차가 추가적으로 계속 확대되면 ECB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비정상적인 상황은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향후 유럽 금리가 오르면서 양국 간 금리차가 좁혀지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추가 금리차 확대 여부는 ECB가 유로 강세와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뜻하지 않은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보뱅크의 리처드 맥과이어 투자전략가는 "금리차 확대는 유로존의 완전한 디커플링을 설명하는 것"이라며 "FRB가 양적완화 축소를 서두르든 지연하든 어느 쪽에서나 ECB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FRB가 양적완화 축소를 지연하면 달러 약세, 유로 강세로 수출이 타격을 입고 양적완화를 빨리 줄이면 미국 금리가 오르고 유로존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이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금리차 확대 흐름이 단기간에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안톤 히스 투자전략가는 "유로존 경제성장이 매우 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과 독일 간 금리차가 내년에도 상당 기간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에 FRB가 금리 인상을 시작할 때 ECB도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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