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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전국에서 들불처럼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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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독립운동 관련 판결문 자료집' 발간...10대 소녀에서 숨겨진 열사까지 다양한 재판 기록 담겨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3.1운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1919년 3월1일 서울 태화관에 모인 33인의 민족 대표들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것으로만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3.1운동은 실제 전국적으로 수개월에 걸쳐 각계 각층 다양한 민중들이 참가한 가운데 적극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됐다는 사실이 담겨져 있는 기록물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최근 3.1운동을 벌였다가 일제에 체포돼 재판을 받은 220명 55건의 재판 기록을 담은 '독립운동 관련 판결문 자료집(3.1운동I)을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자료집은 국가기록원이 일제 강점기 판결문 2673권 중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서울, 경기, 강원, 충청도 지역의 3.1운동 판결문(일어·한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선별한 것이다.


이 자료집에는 각 지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3.1운동의 양상을 잘 보여준다. 서울에서 민족대표 33인에 의해 시작된 3.1운동은 3월 하순부터 4월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 지방으로 파급돼 들불처럼 타올랐다.

주로 서울에서 선포된 선언서의 취지에 적극 동조해 각 지역의 장이 열리는 시장에서, 고개에서, 산봉우리 등에서 만세 운동이 벌어졌다. 일제의 식민통치 기관인 면사무소, 군청, 주재소, 우편소 등의 앞에서 일제의 강점을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이 자료집에 담겨져 있는 한 재판 기록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열사 이은선씨의 이야기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씨는 당시 3월24일 인천 계양 장기리 시장에서 심혁성·임춘성 등이 이끄는 독립 만세 운동에 참가했다가 일제 순사의 칼에 찔려 현장에서 숨졌지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후 1991년 유족들에 의해 순국 사실이 알려져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유관순 열사의 봉기보다 10여일 앞서 천안 입장면 양대 장터에서 만세 운동을 주도했다가 징역 1년 형에 처해진 천안 광명학교 여학생 3명의 이야기도 포함돼 있다. 민옥금, 한이순, 황금순 등은 17, 18세의 학생으로 이웃한 병천의 유관순 열사보다 10여일 앞선 3월 20일 오전 10시 학생 80여명을 인솔해 양대리 시장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조선 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 재판 기록을 살펴보면 3.1운동에는 다양한 연령·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는 게 국가기록원의 설명이다. 16세 학생부터 70세에 가까운 노인까지 모든 세대들이 만세를 불렀다 체포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교사, 학생, 의사 등 엘리트 계층은 물론 농부, 인력거꾼, 잡화상, 승려, 이발사, 날품팔이, 수공업자, 시계수리공, 야채 행상 등 연령과 계층을 불문하고 3.1운동에 참가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것이다.


국가기록원은 자체 홈페이지(www.archives.go.kr)내 독립운동 컬렉션 코너에서도 독립운동 관련 판결문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 안에 작업을 마쳐 독립운동 관련 2만4000여명의 판결문 원본, 번역본을 함께 볼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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