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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좁은 선발진…윤석민 발등 위 불은 '몸쪽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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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좁은 선발진…윤석민 발등 위 불은 '몸쪽 승부' 윤석민[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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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5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상대만 대여섯 명. 그 중엔 지난해 10승 투수도 있다. 윤석민(28ㆍ볼티모어 오리올스)은 메이저리그 진출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각박한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선발진에 들어가려는 투수들의 시범경기 등판 일정도 나왔다. 윤석민은 3월 7~9일 처음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상대는 탬파베이 레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중 한 곳이다. 물러설 곳은 없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공으로 경쟁자들보다 나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계투진으로 밀려나거나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을 수 있다.


◆ 승부처는 '몸쪽'이다 = 윤석민의 주무기는 150㎞가 넘는 직구와 140㎞대의 빠른 슬라이더다. 2009년과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위력을 확인한 공이다. 그러나 공의 힘만으로 타자를 제압할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에는 윤석민보다 더 빠른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도 많다. 타자들은 이런 투수들에게 적응하면서 생존할 길을 찾아왔다. 문제는 공을 어디에다 어떤 순서로 던지느냐에 있다.

선결과제는 타자의 허벅지 안쪽으로 파고드는 직구를 던지는 일이다. 이 공을 던져야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메이저리그에 즐비한 왼손 타자들과 승부할 때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할 과제다.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140㎞대의 구속을 유지한 채 왼쪽 아래로 크게 꺾인다. 쉽게 쳐낼 수 있는 공은 아니다. 몸쪽에 직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다면 왼손타자가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볼티모어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왼손타자 중심으로 타선을 짠다.


2012년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두 시즌 동안 16승(9패)과 13승(9패)을 올린 다르빗슈 유(28ㆍ텍사스 레인저스)도 강력한 슬라이더를 갖고도 첫 해 몸쪽 승부에 애를 먹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의 슬라이더는 3개월도 견디지 못하고 뭇매를 맞았다. '한 방'이 두려워 바깥쪽 구석에 공을 던지려 노력했지만 역효과가 났다. 타자들은 미리 예상하고 기다렸다가 쳐냈다.


◆ 남아야 산다 = 몸쪽 승부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다. 더 큰 과제는 '살아남기'이다. 경쟁에서 이기면 살 길이 보인다. 현재 볼티모어는 1~4선발까지 거의 확정했다. 지난 시즌 16승(7패)을 올린 기둥투수 크리스 틸먼(26)이 1선발을 맡았다. 11승(8패)을 기록한 미구엘 곤잘레스(30)가 2선발이고, 3선발은 2012년 입단 첫 해 12승(11패), 지난해 7승(7패)을 올린 대만의 천 웨인(29)이다. 4선발로는 지난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뛰며 13승 9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한 우발도 히메네스(31)가 유력하다. 5선발 자리를 메울 투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윤석민의 강력한 경쟁자는 버드 노리스(29)와 케빈 가우스먼(23)이다. 지난해 7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볼티모어로 소속을 바꾼 노리스는 10승 12패, 평균자책점 4.18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적한 뒤에도 4승(3패)을 기록하며 꾸준히 활약했다. 구단 입장에서 보면 빅리그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노리스가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본 적 없는 윤석민에 비해 믿음직한 선택일 것이다.


가우스먼은 2012년 드래프트 1순위로 볼티모어에 입단한 젊은 투수다. 지난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5.66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구단에서는 변함없이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불펜에서 활약한 브라이언 매튜스(27)와 왼손투수 잭 브리튼(27)도 물망에 오른 선수들이다.


윤석민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입단식을 한 뒤로 새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넉 달 넘게 계약 문제로 승강이를 벌이느라 운동할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 앞으로 상대할 타자들에 대한 분석도 서둘러야 한다. 볼티모어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탬파베이 등 강한 팀들과 같은 지구에서 경쟁한다.


어찌 됐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직업선수가 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윤석민에게 메이저리그는 익숙하지 않은 도전의 땅이다. 그가 오는 4월 1일 개막하는 2014년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이름을 올릴지, 승부는 앞으로 한 달 안에 결판난다. 빅리그 정복을 위한 윤석민의 항해가 막 시작됐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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