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4분 10초 동안의 연기를 끝냈다. 김연아가 은반을 누비는 동안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의 선율이 끊이지 않고 흘렀다. 여왕은 6살 때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은 뒤 18년 동안 함께한 은반과 그렇게 작별했다.
김연아의 이별곡 '아디오스 노니노'는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작품이다. 피아졸라는 탱고에 재즈와 클래식, 전위적 요소를 도입해 춤을 추기 위한 반주에서 감상을 위한 예술 작품으로 끌어올렸다. 탱고의 거장이자 아르헨티나 민속악기 반도네온 연주의 명인이었다. '아디오스 노니노'는 피아졸라가 뉴욕에서 살던 1959년 10월에 작곡한 곡이다.
스페인어 '아디오스'는 작별이다. '노니노'는 그의 아버지 빈센트 노니노 피아졸라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당시 피아졸라는 나이트클럽에서 반도네온을 연주하며 생활고와 싸웠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도 여비가 없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피아졸라는 부엌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디오스 노니노'를 완성했다.
이 곡은 2002년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47)과 막시마 소레기에타 왕비(43)의 결혼식에 연주되어 유명해졌다. 당시 네덜란드 하원은 왕비의 아버지가 아르헨티나 독재 정권의 각료라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다. 왕비는 아르헨티나 국적을 포기했고, 왕비의 아버지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국왕은 왕비의 마음을 헤아려 이 곡을 연주하게 했다.
김연아는 '아디오스 노니노'를 선택한 뒤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은퇴가 가까워오면서 '작별'에 무게가 실린다.
'아디오스 유나 킴'.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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