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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사기대출 피해 지점장들 '본점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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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NH농협·국민은행, 대출 책임자 내부 감사 실시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KT ENS 사기대출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하나은행이 해당 지점을 거쳐간 지점장들을 본점으로 발령 내 사건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도 담당 책임자에 대해 강도 높은 내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09년께부터 홍대입구역점을 맡았던 지점장 3명을 지난 12일 본점 여신관리본부로 발령냈다. 홍대입구역점은 2009년 이후 KT ENS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해줬고 현재 총 1624억원의 미회수 잔액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조치로 지점장 자리가 비게 된 홍대입구역점을 비롯해 강남의 S점과 N점 등에는 같은 날 새로운 지점장이 부임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대출사기사건의 수습차원에서 시행한 비정기인사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관련 대출이 구조화 여신으로 매우 복잡하다 보니 회사 측에 설명하고 경위를 보고 하는 등 사태 수습차원에서 하고 진행한 일"이라며 "결코 징계나 문책을 위한 조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은행 측은 대출 담당자에 대한 징계는 금융당국과 경찰 수사가 종료되고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뒤에나 고려해 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대출 금액이 가장 큰 데다 여신 절차가 단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심사자격을 갖춘 기업금융전담역(RM) 겸 지점장의 전결로 투자 및 여신 결정이 이뤄진다는 것. 지점장의 경력 등을 고려해 전결 수준이 달라지기는 하나 일정 금액 이하의 경우에는 지점장의 의사결정이 전적으로 반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이번 건처럼 금액이 큰 경우에는 여신심사부에서 최종 검토를 마치고 대출 승인을 낸다"며 "지점장이 단독으로 거액의 대출을 해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NH농협은행도 내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12일까지 은행감사부 직원들이 대출 지점인 강남역 금융센터를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농협은행에서 거래가 있었던 시기는 2012년과 2013년으로 당시의 센터장은 지난달 명예퇴직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점장과 여신 담당 직원에게 경위서를 받고 사실 확인을 했다"며 "퇴직한 전 센터장에게도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역시 관련 담당자들에 대한 내부감사를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구조화금융부에서 농협은행으로 대출 물량을 받아와 여신심사위원회 소속 수석심사역협의회에서 대출 승인을 결정하는 등 본점에서 해당 대출건을 심사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경찰은 이번 사건에 은행 직원이 공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출 금액이 큰 금융사를 중심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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