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2연속 우승에 대한 굉장한 부담을 이겨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상화(25ㆍ서울시청)는 12일(한국시간)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뛰었다. 1차 레이스에서 브리트니 보우(29ㆍ미국)가 동등하게 뛰어주지 못해 아쉽다. 2차에서 함께 뛴 왕 베이싱(29ㆍ중국)이 잘해줘 기록이 잘 나왔다"고 했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에는 두 손을 번쩍 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4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경험했지만 힘들었던 순간이 스쳐지나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했다. 또 "결국 해냈다.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1000m에서도 응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모태범(25ㆍ대한항공), 이승훈(26ㆍ대한항공)에 대한 응원도 당부했다. 이상화는 "메달이 없어 속상하고 눈물도 났지만 남은 종목에서 집중해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도전자들, 경악과 절망
이상화의 압도적인 경기력은 올림픽 금메달을 꿈꾼 도전자들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사력을 다한 올가 파트쿨리나(24ㆍ러시아)는 1ㆍ2차 합계 75초06으로 선전했지만 이상화에게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상화는 우사인 볼트와 같다"며 패배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예니 볼프(35ㆍ독일)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볼프는 1ㆍ2차 레이스 합계 75초67로 6위를 기록했다. 그는 "이상화는 기술이 완벽하다"며 "그는 밴쿠버올림픽 때보다 더욱 운동능력이 발달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언론의 극찬
AP통신은 "이상화는 떤 의문도 제기할 수 없는 경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상화의 스타트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직선 구간에서는 몸을 낮게 유지한 채 팔을 힘차게 힘들며 속도를 냈다.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는 마치 날아가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영국의 BBC는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7차례나 정상에 오른 이상화가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수확했다"고 전했다. 또 일본의 산케이스포츠는 이상화에게 '절대여왕'이라는 표현을 쓰며 2연속 우승을 극찬했다.
산케이 스포츠는 '절대여왕 이상화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이상화는 지난 시즌 7차례 월드컵에서 전승할 만큼 절대적으로 강했다"고 썼다.
# 이상화는 '멘탈 여제'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케빈 크로켓(40ㆍ캐나다) 코치는 이상화와 다른 선수의 차이점은 정신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체는 모든 선수들이 강하다. 이상화가 더 나은 것은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로켓 코치는 "1차 레이스에서 기록이 좋지 않은 선수와 한 조가 됐다. 나쁜 환경이었다. 그러나 상화는 레이서였다. 파이팅이 넘쳤고 자신의 레이스에 집중했다. 왕 베이싱과 파트너가 되어 달린 2차 레이스는 엄청났다"고 칭찬했다.
이상화에 대한 신뢰는 대단했다. 크로켓 코치는 "라이벌인 중국의 위징(29)이 나왔더라도 금메달은 상화가 땄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상화의 올림픽 3연속 우승 가능성도 높게 봤다. 그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상화, 연금도 금메달?
이상화는 이번 우승으로 정부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하는 연금과 포상금의 대상자가 됐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으로부터 포상금과 격려금 1억2500만원을 일시불로 지급받는다. 거기다 월 100만원의 연금도 받는다.
이상화가 받는 포상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에게 지급된 포상금 및 연금과 동일한 수준이다. 빙상경기연맹 등 경기단체와 기업으로부터 받을 격려금을 합산하면 액수는 더 는다.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지난 12월에는 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축전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이상화에게 축전을 보냈다. 박대통령은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면서 "올림픽 2연패는 그동안의 피나는 노력과 열정에 의한 결과다. 이 정신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감동과 용기를 줬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 나라와 국민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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