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이유로 해외연수 기회 놓쳤던 공무원 9명 생애 첫 해외공무여행 경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여행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그동안 공무 국외연수 대상에서 다소 소외돼 왔던 마포구 장애 공무원들에게 올해는 잊지 못할 한 해로 기억될 듯싶다.
선진도시 견학을 가고 싶어도 신체적으로 활동이 어려워 주저했던 장애 공무원 9명이 여행길에 손발이 돼 줄 돌봄 직원들과 함께 생애 첫 해외공무여행의 경험을 만끽했다.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2013년 인센티브 사업으로 받은 포상금 일부를 그동안 여행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공무 국외연수 대상에서 소외됐던 중증장애(1~3급) 공무원들의 해외연수를 위해 활용키로 하고 장애 공무원들에게 해외에서 자신들이 부담 없이 신체적, 심리적으로 의지해도 좋을 비장애 공무원을 직접 정하도록 했다.
장애공무원 해외연수 대상자는 1~3급의 중증장애를 가진 마포구청 직원 중 10년 이상 장기근무자 중 희망자를 모집, 문광택 주무관(자치행정과)을 비롯한 총 9명을 선발, 평소 장애 직원 가까이에서 어려움을 함께 나눠준 비장애 직원, 일본어 통역을 위한 직원 등 총 7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큐슈지역을 방문했다. 지적장애인들이 직접 농작물, 가공품 등을 생산하는 장애인 자립시설, 대기업이 후원하는 중증장애인 고용 작업장, 노인과 장애인 보장기구 760여점의 전시실을 갖춘 종합복지센터 등을 돌아봤다.
복지시설 견학이 이들의 주요 탐방목적이 된 것은 박홍섭 마포구청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
박 구청장은 “복지 선진국인 일본의 사회복지 정책 중에서도 특히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위해 기업과 사회가 어떻게 동참하며 공헌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김도희 주무관(재무과)은 “장애인의 편리한 이동권을 보장해 주는 경사로, 저상버스, 장애인용 리프트를 갖춘 관광버스를 비롯해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하고 우수한 보조기구, 장애인 주택 등을 둘러보며 일본의 장애인 정책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또 문광택 주무관은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이 그룹을 지어 다니면 주위의 시선이 느껴지는데 일본에서는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해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일본어 통역을 위해 동행했던 박일아 주무관(공보과)은 “연수기간 내내 ‘내가 언제 또 해외를 나갈 수 있을까’라며 아쉬워 하던 장애직원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계속 남는다”며 “이번 연수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된 것은 또 다른 깨달음이었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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