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주명 칼럼]미·일의 임금인상 드라이브

시계아이콘01분 31초 소요

[이주명 칼럼]미·일의 임금인상 드라이브 이주명 논설위원
AD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연두 국정연설에서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7.25달러에서 10.10달러로 39% 인상하는 입법조치를 취해줄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자신은 연방정부의 하청ㆍ납품업체들에 시간당 10.10달러 이상 임금 지급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수주일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임금인상은 기업의 고객들이 지출할 수 있는 돈을 더 많이 갖게 해준다. 이에는 어떤 관료적 프로그램도 필요하지 않다. 그러니 모두 동참해주길 바란다. 미국인 모두가 임금인상의 혜택을 누리게 해달라."

그는 국정연설을 마친 뒤 유통업체 코스트코의 매장을 방문했다. 코스트코를 모범사례로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 코스트코는 창업자가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인 회사이기도 하지만, 경쟁업체들에 비해 임원 보수는 짜게 책정하고 직원 월급은 후하게 주면서도 고속성장을 해온 기업으로 유명하다. 코스트코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20.89달러로 경쟁업체 월마트의 12.67달러보다 65% 더 높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재작년 말 집권한 뒤로 디플레이션 탈출 대책의 하나로 기업계에 임금인상에 나서달라고 촉구해왔다. 지난해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일본 기업계가 올해 들어서는 달라졌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일본상공회의소, 경제동우회 등 대표적인 경제단체들이 일제히 호응하고 있다.

요네쿠라 히로마사 경단련 회장은 지난달 28일 '경단련 노사포럼'에서 임금인상과 관련해 "경제 선순환 실현은 중요하다"며 "각 사가 자사 상황에 맞는 답을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세가와 야스치카 경제동우회 대표간사는 이달 3일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개인소비를 자극하기 위해서도 임금인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노조인 렌고(연합)가 올해 임금협상(춘투)을 앞두고 5년만에 기본급을 일률적으로 인상하는 '베이스 업'을 요구하는 것이 대한 화답이다.


미국과 일본의 이런 움직임에는 물론 오바마와 아베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오바마는 소득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내세워 중산층과 서민의 지지도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아베는 기업계에 법인세율 인하라는 당근을 주는 대신 인금인상에 나서도록 유도해 소비세율 인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완화해보려고 한다. 어쨌든 국가 지도자가 나서서 기업계에 임금인상을 촉구하는 두 나라의 모습이 우리에게는 낯설다.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미국과 일본보다 우리나라에서 임금인상의 긍정적 파급효과가 훨씬 더 클지도 모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간 우리나라 노동자 임금은 실질치 기준으로 오르기는커녕 제자리걸음 내지 약간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기간에 가계부채는 급증해 1000조원에 이르러 소비지출을 억제하는 정도를 넘어 저축률까지 떨어뜨렸다. 이와 동시에 기업저축이 늘어나면서 노동소득분배율이 점점 더 낮아졌다. 이런 추세를 역전시키지 않고서는 경제 전체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실현하기가 어렵다.


수출과 내수의 상승적 균형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면 가계소득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임금의 전반적 인상은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관문이다. 임금은 노동으로 살아가는 국민 대부분의 생존과 인간적 삶을 떠받치는 토대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생산비용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중요한 내수원천이다. 비용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임금억제가 경제 전체에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발상전환이 있어야 이런 구성의 오류를 깨뜨릴 수 있다. 여유 있는 대기업부터 과다한 이익 내부유보를 줄이고 투자확대와 함께 임금인상에 나서게 할 유인체계를 생각해봄직하다.






이주명 논설위원 cm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