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혁 기자, 이승종 기자]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달 들어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도 매수세로 전환한 만큼 향후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77% 오른 1922.50으로 마감했다. 사흘째 상승세다. 연기금은 지난달 27일 이후 8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누적 매수액만 5053억원으로 지난달 28일과 지난 4일에는 각각 1363억원, 1562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연기금이 매수에 적극적인 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떨어지며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PBR이 1배 미만은 현재 코스피시장 주가 수준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지난 4일 코스피 1900선이 붕괴되며 PBR이 1배를 밑돌자 연기금이 1562억원을 순매수한 배경이다.
이민우 사학연금 주식운용팀장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IMF때나 리먼사태 때는 0.85배 정도까지 갔지만, 결국 박스권 하단은 PBR 1배 정도가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금 코스피가 빠질 때 매수 기회로 보고 우리는 순매수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말햇다.
지난해 4월과 6월 코스피가 급락하며 PBR이 1배를 밑돌 때도 연기금은 매수 전략을 펼쳤다. 지난해 4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698억원을 순매도할 때 기관은 2조2049억원을 사들이며 맞섰고, 같은해 6월 외국인이 5조198억원을 팔았을 때도 기관은 2조9671억원을 순매수했다. 박원준 건설근로자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은 "1800에서 1900사이라든지 1900대 하반대는 전반적으로 봐서 매수 타이밍"이라며 "여력만 확보되면 매수하는 그런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소식에 놀라 국내 증시서 자금을 빼던 외국인도 한 걸음 멈춘 모습이다. 이날 외국인은 1589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5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날 양호한 미국 경기지표에 뉴욕시장 3대 지수가 모두 1%대 상승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리스크가 커지면서 엔화가 안전자산 역할을 하면서 원화대비 달러 환율이 전반적으로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수출주 입장에서 환율 안정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혁 기자 coraleye@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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