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환율 효과 등은 점유율 회복에 긍정 포인트 vs 인센티브 및 재고 증가는 부정적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올 1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점유율 두 부문 모두 성장세를 기록한 현대기아차. 전문가들은 신차·환율 효과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점진적 점유율 상승을 점쳤다. 반면 인센티브 증가에 따른 이익률 하락,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빅3의 재고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등은 대표적 상반기 악재로 꼽았다.
9일 금융투자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월 이후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기회요인으로는 단연 신차효과가 꼽혔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 개선은 4월 이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 1·4분기를 저점으로 현대차 중심의 노후화된 주요 모델 신차가 지속 출시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이번달 슈퍼볼 광고와 함께 신모델 출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아차는 신형 쏘울을 2월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이어 1분기 내 기아차 플래그십 모델 K900, 오는 4월 현대차 제네시스DH, 6월 현대차 LF쏘나타 등이 미국 시장에 출시돼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미국 산업수요 감소에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개선이 긍정적"이라며 "(2월 이후에는) 현대차 제네시스, 쏘나타와 기아차 K9, 카니발, 쏘렌토 등의 신차투입 효과로 미국시장 점유율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임박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최근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점유율 개선 호재로 꼽혔다. 현대차 대비 국내공장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에 더욱 민감한 기아차는 환율상승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다. 엔저(円低)로 가격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일본 경쟁 차종과의 차별화 완화도 관전 포인트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미국시장 내 국내 자동차 가격경쟁력이 회복세"라며 "특히 환율 민감도가 높은 기아차의 점유율 확대에 환율 상승은 더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되는) 2분기를 전후로 한일업체간 (환율에 따른 가격) 차별화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빅3 중심의 재고 증가 추세와 높아진 인센티브로 인한 이익률 감소는 상반기 대표적 위기요소로 꼽혔다. 아이엠투자증권이 최근 분석한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 재고일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지난달 재고일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일, 25일, 20일 늘어난 108일, 110일, 107일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재고일수는 전년 동기 대비 9일 늘어난 67일에 그쳤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빅3를 중심으로 재고량이 크게 증가해 이를 소진하기 위한 강한 판촉활동이 예상되면서 경쟁 강도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고 판매를 위한 판촉 강화와 기 판매 차량 노후화에 따른 인센티브 추가 상승은 현대기아차의 이익률을 감소시킬 요인으로 언급됐다. 김연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차종의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점과 당분간 해당 차종의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 요인"이라며 "코롤라의 판매 신장을 위한 판촉활동 강화와 엘란트라가 노후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대로 인센티브의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1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센티브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2%, 29.2% 늘어난 1667달러, 2260달러로 집계됐다. 엘란트라의 1월 인센티브는 1568달러로 3년만에 처음으로 1500달러를 넘어섰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