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북한 국방위원회가 한미합동군사연습의 중지를 촉구하며 5일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가 서해 직도상공에서 훈련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산가족 상봉 합의이행의 재고를 시사하며 한미합동군사연습의 중지를 촉구했다.
국방위는 6일 정책국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의 핵전략폭격기 편대들이 기어들게 나라의 영공을 개방하고 있는 속에서 신뢰를 조성하고 관계를 개선하자고 어떻게 외쳐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지난해 3월에도 B-52는 한반도에 3차례 이상 출격해 가상의 표적을 타격하는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연이어 B-2 스텔스 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제1위원장이 전략미사일 부대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B-2 스텔스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에 맞서 북한의 미사일 부대가 언제든지 실전 발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렇게 민감한 이유는 폭격기의 위력 때문이다. 6·25전쟁 때도 마지막 공세를 준비 중이던 북한군을 향해 98대의 B-29 폭격기가 26분 동안 960t의 폭탄을 퍼부었다. 김일성 북한 주석도 "미군의 폭격으로 73개 도시가 지도에서 사라지고 평양에는 2채의 건물만 남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폭격기가 무서운 것은 다양한 포탄 이외에도 폭격기 한 대에 다양한 전투기가 호위를 한다는 점이다. 이 점 때문에 '하늘의 항공모함'이라고도 불린다.
제트엔진이 발달함에 따라 폭격기는 항속거리를 기준으로 종류를 나눈다. 전략목적에 사용되는 원거리폭격기(9600㎞)·전략공격에 사용되나 전술목적에도 사용되는 중거리폭격기(5600~9600㎞)·전술공격에만 사용되는 공격기(또는 근거리폭격기)로 나눈다.
B-52는 원거리 폭격기에 해당한다. 7만5000lb의 폭탄을 탑재하고, 2만㎞를 항속할 수 있다. B-52는 미·소 냉전 시기인 1950년대 미국이 소련과의 핵 전쟁을 위해 육지(탄도탄미사일), 해상(잠수함용 순항미사일)과 함께 공중에서 '핵 보복 3원 체제(triad)'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수립하면서 본격 개발됐다. AGM-129와 AGM-86 등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있는 미사일 32발을 실을 수 있다. 그 자체가 핵무기인 셈이다.
B-52와 함께 미 공군의 태평양 전진기지인 괌의 앤더슨기지에는 2009년 3월부터 B-2 스텔스 폭격기 4대가 배치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B-2는 지난해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이륙, 공중급유를 받고 1만500㎞ 이상을 날아 남한 상공에 도달한 B-2는 전북 군산 앞 서해상의 직도사격장에 훈련탄 투하 훈련을 하고 복귀하기도 했다.
미 공군의 주력 폭격기인 B-52를 대체하는 B-2는 1978년 개발계획이 수립된 이후 극비리에 개발이 진행됐다. 당시 록히드마틴사와 노스럽사가 경쟁을 벌인 끝에 주계약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1988년 4월 의회의 강력한 요구로 미 공군이 상상도를 공개한 바 있다. B-2 폭격기의 당초 뒷모양은 W모양이었다. 하지만 저공비행능력을 추가하면서 모양이 변경돼 지금의 'WW' 모양이 된 것이다.
첫 시험비행이 1989년에 이뤄진 이후 1993년부터 미 공군에 인도되기 시작해 2003년 22대 전력화가 완료됐다. 2세대 스텔스기로 분류되며 꼬리날개가 없는 전익기 B-2A폭격기다. 미 공군의 태평양 지역 전진기지가 있는 괌에는 2009년 3월 처음으로 배치됐다.
폭 52.12m에 길이 20.9m로 좌우가 긴 형태로 최대속도는 마하 0.9, 무장탑재능력은 22t이며, 최대 비행고도는 5만ft(1만5000㎞)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다. 최대항속거리는 무장 1만6919㎏을 탑재할 경우 1만1680㎞를 비행할 수 있다. 중간 급유 없이 괌에서 출격해 한반도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복귀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무장을 1만886㎏으로 낮출 경우 1만2230㎞까지 비행할 수 있다.
무장은 총중량 1만8144㎏에 달하는 핵폭탄 16발을 탑재할 수 있다. B-2A는 수많은 업그레이드를 거쳐 블록 30은 통합직격탄(JDAM), 통합장거리무기(JSOW), 통합 공대지장거리무기(JASSM)를 운용할 수 있는 다기능 중폭격기로 변모했다.
엔진은 F110에서 업그레이된 F118 애프터버너를 생략한 터보팬엔진을 사용한다. 엔진의 배기가스는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기 위해 차가운 바깥공기와 섞여 온도를 낮춘 뒤 배출된다. 적외선 탐지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공군은 B-2A폭격기를 당초 132대 도입을 요구했다. 하지만 획득비용이 치솟자 미주리주 화이트맨 기지 내 제50폭격비행단에 21대를 배치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B-2폭격기의 첫 투입은 1999년 3월 코소보 항공전에서다. 또 B-2A는 아프간전쟁, 이라크전쟁까지 참여해 항속과 스텔스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유도병기를 여러 발 탑재해 미국의 군사전략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아프간전에서는 무려 44시간 18분을 비행하는 최장시간 실전 포격기록도 세웠다.
폭격기는 현재 소수국가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최신예전투기들은 공대공 공대지 등 다양한 임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운용하고 있으며 북한도 소수의 구형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원거리폭격기는 7만5000lb의 폭탄을 탑재하고, 2만㎞를 항속할 수 있는 B-52, 러시아는 4만lb의 적재량으로 1만2500㎞를 항속할 수 있는 TU-95 베어가 있다. 중거리폭격기에는 최대적적재량 3만7500lb, 최대항속거리 6100㎞인 미국의 FB-111 A, 최대적재량 2만lb, 최대항속거리 6400㎞인 러시아의 TU-16 바자가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