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외교부가 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제협력을 통한 북한 변화유도를 중점 과제로 설정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탄력을 받을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으로 거대 시장인 유라시아 지역 국가 간 경제협력으로 한국의 교역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개방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한반도 긴장을 낮추자는 경제·외교 구상이자 북방 정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변화를 촉
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공감대와 협력 네트워크의 확충, 변화를 위한 주변 여건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외교부는 미·중·러유럽연합(EU),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 핵심 관련국들과의 전략적 협력 업그레이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지지 확충, 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에 따른 협력사업 진전 및 고위급 협의 등의 개최, 나진-하산 물류사업 등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 중점 추진 등을 진행하겠다고 보고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해 11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의 철도·항만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만큼 기업들 간 협의가 진전되도록 외교부가 측면에서 지원해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러 양해각서(MOU)를 통해 우리 기업들은 북·러 합작 설립회사인 라손콘트라스의 러시아 지분 70% 가운데 절반을 인수하도록 합의했다. 현대상선과 코레일 등 우리 기업들은 나진·하산 간 철도 54㎞ 구간과 나진항 3호 부두 등의 개발·운영을 통해 철도 및 해상 운송 사업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해 이른 시일 안에 관련 부처로 구성된 소규모 태스크포스(TF)를 외교부 유럽국 내에 설치, 남·북·러 도로와 철도, 전력망, 가스관, 송유관 등과 관련된 협력 사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진-하산 물류 사업을 위해 통일부도 적극성을 띠고 돕고 있어 남북 이산가족 상봉으로 화해무드가 조성된다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천안한 폭침이후 대북 협력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5·24조치’의 틀 안에서 자금지원 등 안정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부산에서 선박으로 나진,러시아로 가는 남북러 물류활성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여건 조성되면 동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초광역 철도인 실크로드 익스프렉스(SRX)를 단계별로 추진해 유라시아이니셔티브에 추진력을 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남·북·중, 남·북·러의 3각 협력을 통해 남북 연결철도를 활용하고 북한의 철도를 개보수해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에서 출발한 철도는 북한과 중국,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런던이나 스페인)에 연결된다. 물론 오랜 시간과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장 큰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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