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복합리조트 투자 자격요건 완화…국내 업체 "시장 혼탁 무리수" 반발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정부가 국내 관광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복합리조트의 외국인 투자자 자격 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과 관련 국내 카지노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 파라다이스 등 국내 카지노업계는 4일 "카지노 진입 장벽을 낮추면 투기성 자본이 유입돼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는데, 정부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미 심사가 진행 중인 리포에 대한 특혜 시비가 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카지노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와 관련해 기존 민원 방식인 사전심사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경제자유구역법을 개정, 사전심사 형식을 공모제로 전환하기로 한 상황에서 리포&시저스가 사전심사제를 통해 카지노 허가를 취득할 경우 특혜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중국계 인도네시아 개발업체인 리포는 지난해 6월 미국 시저스엔터테인먼트와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을 이뤄 복합리조트 건설 사전심사를 신청했으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에 리포는 지난해 12월 신용등급이 낮은 시저스를 떼어 내고 단독으로 재심을 청구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그는 이어 "(리포와 관련) 사전심사제는 경제자유구역법에만 있는 비정상적 절차"라며 "관광 수요를 예측해 전체적인 허가 규모를 먼저 정해야 할텐데 지금처럼 신청만 받아 합격, 불합격을 판정하면 카지노가 난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자격 요건 완화보다는 카지노 인허가 정책의 통합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지적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리포는 현행 제도대로 사전심사를 받고 있어 이번 자격 요건 완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못박았다. 리포를 대상으로 심사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지노업체 관계자는 "안팎에서 역차별이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러한 눈총을 받으면서 까지 강행하는지 의문"이라며 "복합리조트의 외국인 투자자 자격 요건 완화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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