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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와 웬수, 어차피 계산기론 답 안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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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남자가 사는법⑥
내가 '지갑'으로만 보이니…제가 '미래보험'으로 보입니까


꼰대와 웬수, 어차피 계산기론 답 안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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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설연휴에 있었다. 할머니에게 세배를 가자는데 말을 듣지 않은게 살해 동기다. 폐륜뉴스는 명절이면 꼭 나오는 비극이다. 명절때면 부모님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누구집 아들은 상속해 줬더니 꼬빼기도 안보인다는 얘기다. 자식얼굴 보려면 끝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게 생활의 지혜가 됐다. 자식은 힘들어 죽겠는데 조금도 안주는게 현명한 부모가 된다.


권력과 돈을 둘러싼 부자간의 갈등은 뿌리가 깊다. 그리스로마신화는 부자간의 권력투쟁으로 시작한다. 제우스는 아버지(크로노스)를 무한지옥에 가두고 신들의 왕이된다. 크로노스도 자신의 아버지(우라노스)를 거세해 바다에 버린뒤 왕이된 전력이 있다. 말종집안이다. 우라노스는 자식들을 아내의 자궁속으로 다시 집어 넣었다. 크로노스는 아버지처럼 안되려고 자식들을 삼켰다. 영원한 권력을 꿈꿨지만 둘 다 아내와 아들 연합군에 패한다.신화는 현실이다. 후백제를 망하게 한 견훤과 아들 신검의 왕권다툼. 언론에 늘상 보도되는 경영권을 둘러싼 부자간의 싸움. 돈과 권력을 둘러싼 부자간의 갈등은 역사속에서, 현실에서 늘상 일어나는 드라마다.

문화라는 사회적 유전자는 질기다. 부자간의 다툼에서 자식을 '말 잘듣게 하려는' 아버지의 권력욕은 누구에게나 남아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권위에 도전하는걸 넘어 아버지의 존재를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부자간의 관계가 잘못된 권력다툼으로 비화하면 언제나 비극이다, 해체된 권력에 분노한 모습이 '뜻밖의 살인사건'으로, 권력의 그림자를 지키려는 애절한 노력이 '상속이지매'로 나타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친구의 열변을 듣고 풋하고 웃었다. 얘들에 들어간 돈을 항목, 시기별로 엑셀에 기록하고 있단다. 적정한 때 보여주면서 "내가 너를 이렇게 키웠다"고 말할 심산이다. 과거의 비용을 무기로 삼아 자식들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순진한 발상이다. 권위는 물론 힘도 없고 돈도 떨어졌다는 자백일 뿐이다. 틀림없이 잘 안된다. 불화만 키울 수 있다. 셈을 잘해야 부자간의 관계도 원만해 진다. "키우면서 다 받았어. 셈을 분명히 해야지" 나는 아이들이 부모의 은혜에 대한 댓가를 선불로 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티없는 미소, 아이들의 달콤한 재롱보다 더 큰 선물이, 확실한 보답이 어디 있었던가. 지금까지는 '샘샘'이라고 셈하는게 옳지 않을까?


꼰대와 웬수, 어차피 계산기론 답 안나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친구가 되어 함께 노는 요즘 젊은 아버지들의 방식이 100세시대 베이비부머에게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으로 함께 사는 기간이 훨씬 길어졌다. 아버지가 아이들을 키우고 늙은 아버지를 성인이 된 자식들이 보살피는 관계는 지속되기 힘들다. 청장년으로 함께 사는 기간이 훨씬 길어졌다. 당연히 자신의 삶에 스스로 책임을 지면서 서로 의지하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 관계가 옳다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샘샘'이라면.


인순이는 노래 '아버지'에서 어렸을 때는 태산이었던 아버지가 이제는 동네 둔덕이 됐다고 슬퍼했다. 이노래 좋아한다. 또 영웅이었던 아버지의 초라한 모습에 애처로움을 느끼는 인순이와 많은 자식들의 연민도 이해한다. 그러나 아버지로서는 태산보다 둔덕이 참 좋다. '비빌 언덕'조차 없는 사람도 많다. 모든 것을 다해 주는 슈퍼맨이 되려 한뒤 비용을 엑셀에 저장해 놓으면 서로 피곤할 수 있다. 댓가 바라는 슈퍼맨 없다. 그저 '비빌 언덕'이 된다면 서로 좋지 않을까. 물론 모든 것을 해주는 태산이면 좋으련만 대부분의 아빠에게는 꿈같은 얘기다. 긴 인생 스스로의 앞날도 버거운 현실이다.


나는 '두 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한다. 가끔 맞는 생각일까 궁금해 진다. 대부분 내가 먼저 묻고 상의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문제로 먼저 나에게 상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아니 별로 없다. 전화도 내가 먼저 걸고 통화때 아이들의 답변은 "예", "예", "예"가 대부분이다. 카톡으로 좀 길어진 답변도 생겼을 정도다.


그런데 얼마전 큰아들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기분이 좋았다. "아빠 둘째가 걱정이예요". "뭐가". "여자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그렇지 미팅도 안하고 여자에 대한 관심이 별로없나봐" '그러면 안되죠, 여자애들 속내를 알아야 되는데".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계속 기분좋아해야 하나. 아빠를 같은 수컷으로 보고 동성인 둘째의 여자문제를 걱정하는 큰 아들. 이녀석이 나보다 여자를 많이 아나 보네. 엉뚱한 말이 내입에서 튀어나온다. "야! 너 왜 새벽에 들어온거야". 퉁명스럽게 답한다. "홍대앞 클럽. 부비부비 가르켜 드려요. 아빤 들어가지도 못해" . 대화 쉽지않다. 혀짧은 소리도 가끔 들어야 한다. 친해졌다고 생각한다면.


자식보다 나라가 효자


꼰대와 웬수, 어차피 계산기론 답 안나옵니다



나라가 효자인 시대다. 우리나라도 이미 노년층이 국가로부터 받는 소득이 자녀가 주는 용돈의 2배 이상이다. 지난해 발표한 국민연금연구원의 2011년 노후보장패널조사 결과다. 56세 이상 노년층이 자녀 등으로부터 받는 '사적이전소득'은 2010년 기준으로 연평균 133만8000원, 월평균 11만2천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해 기초생활보장제도,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국가가 보장하는 '공적이전소득'은 연간 258만4000원, 월평균 21만5000원으로 사적이전소득의 2배가 넘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난 시기는 기초노령연금 도입과 일치한다.


노후보장패널조사는 국민의 노후보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05년 당시 만 50세 이상 가구원을 둔 5천가구를 지속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국민연금연구원에서 2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4차에 걸친 조사 결과, 개인끼리 주고받는 사전이전소득은 2004년분 1차때 297만1000원에서 2년 후 316만8000원으로 늘었다. 3차 조사에서 208만9000원으로 급감했고 이번 조사에선 100만원대로 떨어졌다.


반면에 공적이전소득은 1차 조사때 197만8000원, 2차 230만7000원에이어 3차때는 265만3000원으로 늘어났다. 공적이전소득이 사적이전소득을 추월한 원인은 기초노령연금도입이다. 2008년에는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매달 약 1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이 시작되면서 자식들이 부모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는 것이다.


올해 7월에는 연금액이 20만원으로 늘어난다. 대상은 여야가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나라가 효자가 되는 만큼 자녀의 부담은 줄어든다.



세종 = 최창환 대기자 choiasia@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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