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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FRB의장 취임…신흥국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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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3일(현지시간) 취임선서를 한다. '글로벌 중앙은행' 혹은 '달러의 신전'이라고 불리는 FRB에 재닛 옐런 시대가 공식적으로 열리는 셈이다. 앞으로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은 옐런의 언급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될 전망이다.


특히 FR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는 옐런 의장의 첫 과제이자, 가장 막중한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8년간 FRB를 이끌던 벤 버냉키 전 의장의 최대 성과이자 도전은 한마디로 '양적완화'였다.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의 늪에서 미국 경제를 구출하기 위해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란 이름으로 시장에 천문학적인 달러를 투입했다. 릫헬리콥터 벤 릮이란 별칭을 듣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후임자 옐런 의장의 핵심 임무는 정반대다. 시장에 투입되는 돈을 줄여나가다가 아예 없애는 테이퍼링 과정을 전담해야 한다. 테이퍼링은 이후 FRB가 상정해 놓은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긴축과 출구전략의 첫 단추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테이퍼링에 실패한다면 향후 FRB의 출구전략도 차질을 빚게 된다.


100년 만의 첫 FRB 여성 의장으로 취임한 옐런 의장에겐 성공한 릫테이퍼링의 여제릮가 되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현재 FRB 내부에 테이퍼링에 대한 견해는 상당히 견고해보인다. 지난달 29일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채권 매입 규모를 매달 100억달러(10조8000억원) 더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FRB의 양적완화 규모는 650억달러가 된다. 투표권을 지닌 FOMC 이사들은 이를 이례적으로 만장일치로 정했다.


당초 시장에선 테이퍼링으로 인해 신흥국 통화시장과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미국 증시 또한 1월들어 비교적 큰 낙폭을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FOMC가 추가 테이퍼링 결정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FRB의 목소리는 예상보다 단호했다.


글로벌 시장의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FOMC 회의가 열릴 때마다 100억달러 안팎의 추가 테이퍼링을 통해 올해 안에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한다는 내부 공감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총재도 지난달 31일 최근의 금융시장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 성장 예측은 변함이 없다면서 “FRB가 주가 하락 등에 과민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달했다.


그러나 신흥국 경제 불안이 더 가중되고, 이로 인한 선진국 금융시장 교란이 증폭될 경우 옐런 의장은 테이퍼링 속도를 포함한 전반적인 스케줄을 다시 짜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 경우 FRB 내부 의견 조율은 상당히 난제가 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FOMC에서 새롭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와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은 옐런 의장과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이는 매파다. 이로 인해 지난해보다 FOMC 내부의 정책 성향 차이가 매우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옐런의장은 오는 11일과 13일에 각각 미 의회 하원과 상원에 각각 출석, 반기보고를 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옐런식 FRB 운영 청사진이 제시될 전망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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