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아시아 최저 운임을 지향하는 에어아시아와 서비스 품질을 앞세운 싱가포르항공이 인도에서 격돌한다.
두 항공사는 우리나라에도 항공사 설립을 추진했던 항공사들로 인도시장에서의 격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어아시아 '저운임'으로 공략= 1일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에어아시아는 '에어아시아 인디아' 설립을 위한 인도 항공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올해 '에어아시아 인디아' 설립 승인시 A320항공기 3~4대를 시작으로 인도 항공시장 진출한다.
인도 항공 및 철도 예약사이트인 야트라(Yatra)의 서니 소드히(Sunny Sodhi) 부회장은 "에어아시아가 향후 수개월 내 매일 최소 70~80회의 항공편을 운항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어아시아는 인도에서도 저운임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항공 및 호텔 예약을 지원하는 인도 회사 이시고닷컴(Ixigo.com)의 알로케 바즈파이(Aloke Bajpai) CEO는 "에어아시아가 한 달전 항공권을 예약한 사람들에게 1500루피(약 2만6000원) 이하의 항공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에어아시아가 선구매 제도를 통해 저렴한 티켓을 제공하면 다른 항공사들 역시 공격적으로 운임을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선 서비스와 관련해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Tony Fernandes) CEO는 대도시보다는 남부 지역 중소도시들을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항공 '서비스'로 승부= 반면 싱가포르항공은 타타그룹과 손잡고 인도 항공시장에 진출한다.
싱가포르항공은 인도 외국인투자진흥위원회(Foreign Investment Promotion Board)로부터 승인을 얻었으며 인도 항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다.
싱가포르항공은 무료 헤드셋 제공을 선도하는 등 고급화된 기내서비스를 선도한 항공사로 인도시장에서도 고품격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승객 확보 전략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니감 심플리플라잉닷컴 CEO는 "싱가포르항공은 인도에서 고품격 기내 서비스를 재현할 뿐만 아니라, 지상의 고객들에게까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싱가포르항공은 대도시들을 연결하는 풀서비스(Full Service) 항공 상품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진다. 인도발 국제선 운항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해 인도 정부는 에어버스 A380과 같은 초대형 항공기의 운항도 허가할 계획이다.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은 1953년 자사 항공사를 국가에 내주면서 항공산업에서 발을 뺐었다.
◆한국도 '기웃기웃'= 에어아시아와 싱가포르항공은 각각 우리나라 진출을 검토했거나 검토 중인 항공사들이다.
에어아시아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에어아시아코리아' 설립에 나선다. 에어아시아코리아는 4~5년내 A320항공기 20대를 투입하고 향후 국내 증시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정부의 승인이 관건이다. 우리나라 항공법상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은 항공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외국법인이 항공사에 대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에어아시아는 에어아시아코리아의 지분 25%만을 보유할 계획이지만 컨소시엄내 유일한 항공사로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경영권을 실제로 행사하지 않는다고 해도 일종의 항공 자원인 '운수권'을 외국계 항공사와 공유하는 것은 '국부 유출'에 해당한다.
이어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항공 보안 문제와 국내 저비용항공사들과의 경쟁에 따른 국내 항공사의 자연적 퇴출 문제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한편 싱가포르항공이 출자한 저비용항공사인 타이거항공의 경우 지난 2008년 설립돼 인천을 거점으로 취항하려 했으나 이같은 문제들에 밀려 취항이 좌초된 바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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