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튀니지에서 민주주의 근간이 될 새 헌법이 정식으로 통과됐다. '재스민 혁명'으로 독재정권을 몰아낸 지 3년여 만이다. 이 헌법은 아랍권에서 가장 진보적인 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튀니지 의회는 26일(현지시간) 종교의 자유와 남녀평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새 헌법을 표결에 부쳐 216표 중 200표의 찬성표로 통과시켰다. 반대는 12표였고 4표는 무효 처리됐다.
이에 따라 튀니지 의회는 새 헌법을 공식 승인했고 무스타파 벤 자파르 의회 의장과 몬세프 마르주키 대통령이 개정안에 서명했다. 2011년 초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재스민 혁명으로 지네 알아비디네 벤 알리 장기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지 3년여 만이다.
새 헌법은 이슬람교를 국교로 정하고 있지만 다른 아랍 국가와 달리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법의 근간으로 한다'고 명시하지 않았다. 또 시민은 고문받지 않고 정당한 법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신앙의 자유도 얻을 수 있다. 특히 폭력을 선동하거나 무슬림 배교자로 선언해 종교적인 공격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남녀의 평등을 보장하며 여성의 권리 또한 보호하도록 규정했다.
벤 자파르 튀니지 제헌 의회 의장은 "새 헌법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합의를 이뤘다"며 "튀니지는 이제 권리와 평등에 기초해 민주주의를 이루는 역사와 새롭게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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